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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물음표 FA 투수에 대한 구단들의 느낌표


입력 2021.02.18 00:05 수정 2021.02.18 06:0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첫 번째 FA 계약서 보장 기간 1년에 그친 유희관

차우찬, 우규민 등도 과도한 인센티브 설정된 계약

1년 계약에 그친 FA 유희관. ⓒ 뉴시스 1년 계약에 그친 FA 유희관. ⓒ 뉴시스

장기 레이스를 펼쳤던 FA 투수 유희관이 단년 계약에 그치면서 두산에 잔류한다.


앞서 유희관은 지난 16일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계약기간 1년에 연봉 3억 원, 인센티브 7억 원 등 총액 1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매우 이례적인 계약이다. 3억 원의 보장 연봉은 지난해 받았던 4억 7000만 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다. 대신 두산은 무려 7억 원에 달하는 플러스 옵션을 설정했다.


이와 같은 계약이 이뤄진 가장 큰 이유는 유희관의 적지 않은 나이(35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과 원정 경기에서의 성적 편차가 제법 큰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타 구단들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지 못했고 ‘을’의 입장에서 두산 측 제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설정하는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 역시 부상 등으로 온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던 차우찬과 비슷한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차우찬은 2년간 총 20억 원에 계약했으나 보장 연봉은 6억 원에 그쳤고, 옵션 액수는 무려 1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에 잔류한 우규민(1+1년 총액 10억 원, 보장 연봉 4억 원+옵션 6억 원)도 마찬가지였다.


옵션만 무려 14억 원에 달하는 차우찬. ⓒ 뉴시스 옵션만 무려 14억 원에 달하는 차우찬. ⓒ 뉴시스

과거에는 이름값이 높더라도 노쇠화가 찾아오거나 기량이 현저히 떨어진 선수들은 FA 권리 신청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과거에 비해 팀 숫자도 늘어났고, FA 보상 규정 등도 완화되며 선수들의 선택지가 늘어난 상황이다.


구단들도 대처가 달라졌다. 확실한 기량을 입증할 선수에게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안기지만, 조금이라도 의문 부호가 남는 이들에게는 턱없이 많은 돈을 주지 않는다. 이는 몸값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10년대 FA 시장과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아직 계약에 이르지 못한 이용찬 역시 비슷한 과정을 밟을 전망이다. 이용찬은 지금까지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전천후 투수다. 그러나 부상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사실상 유희관처럼 인센티브가 잔뜩 매겨진 계약에 이를 것이 전망되는 가운데 싸인&트레이드의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더 이상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구단들의 강력한 의지가 묻어나는 FA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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