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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 없는 LCC, 올해도 실적 빨간불


입력 2021.02.08 16:48 수정 2021.02.08 16:5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 지난해 매출·수익성 동반 급감

여객 수요 회복 난망...약한 화물 경쟁력에 난기류 예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항공업계가 올해도 고난의 행군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화물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한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는 더욱 짙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지난해 실적 악화 속에서 올해도 개선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가 약 3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른 수치로 이는 전년도인 2019년(영업손실 384억원)에 비해 약 7~8배 늘어나는 것이다.


매출도 4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2019년(매출 1조3761억원)에 비해 약 30% 수준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당초 8일로 예정됐던 2020년 결산실적 발표를 오는 15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회사측은 공시를 통해 연기 이유에 대해 "내부결산 일정 변경에 따른 결산실적 공시예정일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LCC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는 지난 2008년 창립 이래 가장 큰 적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2718억원과 영업손실 1847억원을 기록, 전년도인 2019년(매출 9102억원·영업손실 488억원) 대비 매출은 70.1% 감소했도 적자 규모는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 실적을 공시한 에어부산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970억원으로 전년도(-37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5배가 넘었다. 매출액도 1894억원으로 전년도(6332억원) 대비 70.1% 감소했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1000억원의 넘는 영업손실로 전년도(-192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가 아닌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도 실적이 공시되지는 않지만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 악화로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운송 매출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더 큰 문제는 올해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반전을 꾀할수 있는 카드도 없다.


대형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감소를 화물 수요로 대체하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화물전용기를 보유하지 않은 LCC들은 그마저도 할수 없는 상황이다.


LCC들은 그동안 여객 수요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화물 수요는 여객기 하단부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방식으로 부수적으로 해 왔다. 하지만 여객 수요 급감으로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여객 수요뿐만 아니라 화물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진에어의 B777-200ER 항공기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진에어 진에어의 B777-200ER 항공기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진에어

뒤늦게 진에어가 국내 LCC 최초로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도 기내 수하물 보관함(overhead bin) 활용 및 여객기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부정기 노선으로 실적 기여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7조4050억원, 영업이익 2383억원을 기록, 나홀로 흑자를 달성한 것도 화물의 활약에 기인한 것이다. 지난해 여객 매출은 2조52억원으로 전년도(7조7675억원) 대비 74% 감소했지만 화물 매출은 4조2507억원으로 전년도(2조5575억원)대비 66% 증가했다.


내주 실적을 발표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지만 화물 수요 증가로 올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LCC와 상황은 또 다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LCC들도 화물사업 대응력 확대 등에 나서겠지만 실적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객과 달리 화물은 더 높은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어서 단기간 내 경쟁력을 끌어올려 성장을 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화물 사업의 경쟁력 여부에 따라 항공사들의 희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형항공사들에 비해 LCC들의 실적 전망이 더욱 어두울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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