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비슷한 시기에 조사했는데 '널뛰기'…윤석열 '진짜 지지율'은?


입력 2021.02.07 07:00 수정 2021.02.07 07:1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2~3일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윤석열 28.3%

2~4일 한국갤럽과 1~3일 NBS에서는 9% 기록

ARS·전화면접 따라 지지율과 응답률 차이 커

"특색 뚜렷하기 때문에 특징 감안해 분석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윤석열 검찰총장·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비슷한 시기에 설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여 원인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여론조사 실시 방식에 따른 특색과 응답률을 고려해 윤 총장의 '진짜 지지율'을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3일 차기 대권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28.3%로 이재명 경기도지사(26.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선두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8%였다.


윤석열 총장은 민주당 대권주자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앞섰다. 윤 총장은 이재명 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42.0%의 지지를 얻어 39.5%에 그친 이 지사를 오차범위 내에서 눌렀다. 윤 총장은 이낙연 대표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40.5%의 지지율로 31.7%에 그친 이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눌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설문이 이뤄진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딴판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차기 대권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 27%, 이낙연 대표 10%, 윤석열 총장 9%로 이 지사가 선두였고 윤 총장과는 일정한 격차를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4사 공동으로 지난 1~3일 설문한 전국지표지사(NBS)의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도 이재명 지사 27%, 이낙연 대표 14%, 윤석열 총장 9%의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상반된 결과를 놓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일단 ARS 방식과 전화면접원 방식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바라봤다.


한 정치평론가는 "조원씨앤아이는 ARS 방식으로 설문한 반면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는 전화면접원 방식으로 설문이 이뤄졌다"며 "기계 음성이 자동적으로 흘러나오는 ARS 방식은 사람이 직접 육성으로 묻는 전화면접원 방식보다 야당이나 야권 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솔직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당과 야당의 정당 지지율에서도 ARS 방식과 전화면접원 방식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ARS 방식의 대표주자는 리얼미터다.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일 정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2.3%로 민주당(30.6%)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오는 4월 7일 보궐선거가 열릴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37.1%, 민주당 24.8%였으며,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 39.4%, 민주당 24.5%였다. 이 여론조사는 유선 ARS 20%·무선 ARS 70%·무선 전화면접 10%의 혼합으로 시행됐다.


반대로 전화면접원 방식의 대표주자인 한국갤럽이 비슷한 기간인 2~4일 정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이 36%인 반면 국민의힘은 22%에 불과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2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26%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85%·유선 전화면접 15%의 혼합이었다.


결국 ARS 방식일 때 전화면접원 방식보다 야당이나 야권 주자 지지자들의 응답이 보다 솔직하게 나타나는 게, 비슷한 시기에 설문이 이뤄진 윤석열 검찰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 관련 여론조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만으로 ARS 방식과 전화면접원 방식 사이에 우열이 존재한다거나, 하나가 맞고 다른 하나가 틀리다는 정오(正誤)의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ARS 방식은 기계음이 흘러나오자마자 전화를 끊는 비율이 높아 응답률이 떨어진다. 결국 정치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에 깊은 흥미를 보이는 정치고관여층의 여론이 과대대표될 우려가 있다. 반대로 전화면접원은 수화기 너머에서 사람이 육성으로 물어보기 때문에 통화 이탈에 부담이 있다. 그러므로 ARS 방식이었다면 끝까지 응답하지 않았을 정치저관여층의 여론까지 균형 있게 잡힌다는 장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ARS 방식으로 설문이 이뤄진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3.1%였다. YTN·리얼미터 여론조사 응답률도 4.3%에 불과했다. YTN·리얼미터 여론조사는 ARS의 응답률은 2.4%(유선)~4.9%(무선)에 그쳤으나, 무선 전화면접이 응답률 22.2%를 기록하면서 전체 응답률이 높아진 것이다.


전화면접원 방식으로 설문이 이뤄진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4.6%였으며, 무선 전화면접 100%로 시행한 4사 공동 전국지표조사(NBS)의 응답률은 30.8%에 달했다. 본문에서 인용한 여러 여론조사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ARS 조사와 전화면접원 조사는 특색이 뚜렷해 큰 선거를 치를 때에는 각각의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돌려보고 특징을 감안해 분석·활용한다"며 "비슷한 시기 시행된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널뛰기' 현상을 보인 것도 조사 방식의 특성을 고려해서 윤 총장의 현재 입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1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