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③] 이대희 감독 “어른 위한 국내 작품 적은 이유는…"


입력 2021.02.08 06:00 수정 2021.02.07 13:5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페이퍼보이'→'스트레스 제로' 연출·제작

시장성 규모 비롯해 웹툰 등의 영향 지적

국내 인력 기술 훌륭하지만, 해외로 눈길 돌려


ⓒ(주)트리플픽쳐스 ⓒ(주)트리플픽쳐스

2002년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페이퍼 보이'로 부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이대희 감독은 지난 3일 '스트레스 제로'를 개봉했다. 2012년 개봉한 '파닥파닥 이후 9년 만의 신작이다.


'스트레스 제로'는 '소울'과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명탐정 코난:진홍의 수학여행' 등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사이에 출격하는 유일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스트레스를 먹고 커져버린 거대 불괴물이 맞선 슈퍼 대디 히어로의 이야기로, '아빠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어른들에게는 잊었던 동심을, 아이들에게는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로 유쾌함을 전한다.


ⓒ(주) 트리플 픽쳐스 ⓒ(주) 트리플 픽쳐스

200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 감독은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과 경쟁을 앞둔 상황에 "'스트레스 제로'의 큰 장점은 친숙함이다. 우리 시대 아빠의 이야기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배경이 등장한다. 소재는 신선하게 접근하되 친근한 정서를 가져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울'과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퀄리티가 높고 영향력 있는 회사, 팬덤이 탄탄하지만 전체 이용가 느낌보다는 어른에게 맞춰진 애니메이션 느낌이 강하다. '스트레스 제로'는 가족들이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또 하나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국내에서 주 소비층인 성인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 적은 것에 대해 "유아용 '뽀로로'가 히트하면서 애니메이션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히트하니 계속 그 쪽으로 발달하고 있는 반면 하지만 어른을 위한 작품은 많지 않다. 현재 그 영역을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스튜디오 지브리 같은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어른의 취향을 저격한 우리나라 작품은 국내에서 시장성이 작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인프라도 부족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은 웹툰을 보고 성인들은 기존의 국내 영화나 드라마로 소화가 되다보니 성인을 위한 국내 애니메이션까지 갈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며 "픽사 디즈니 작품들의 흥행을 보면 수요가 분명 있는 시장이긴 하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조금 더 완성도 높은 퀄리티로 감수성까지 가져가면 조금 더 국내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대희 감독은 국내 애니메이션의 강점을 우수한 인력으로 꼽았다. 인재들의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기획력이 부진하다보니 해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 반가우면서도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전했다. 앞서 '소울'의 김재형 애니메이터를 비롯해 '겨울왕국' 윤나라 애니메이터 등 한국인들의 이름이 할리우드 작품 크레딧에 올라가고 있다.


이어 이대희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감독들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하려는 감독들이 많아져야 한다. 요즘 케이팝이나 케이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면, 한국문화에 충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애니메이션도 그 범주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감독은 '스트레스 제로'를 통해 국내 애니메이션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현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고 해도 투자가 잘 안된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라고 판단되기 때문인데, '스트레스 제로'가 그렇지 않다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