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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래 끝내 무릎꿇린 '대깨문'…안철수·원희룡 '경악'


입력 2021.01.22 13:16 수정 2021.01.22 14:0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태원 상인간담회서 '오후 9시 셔터내림'

비판했더니…'대깨문'들, 장애까지 인신공격

안철수 "文 지지자, 불편하면 내게 쏟아달라"

원희룡 "섬뜩한 폭력 봤다…이게 '양념'이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클론'의 멤버였던 강원래 씨 등 지역 자영업자들과 함께 상권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클론'의 멤버였던 강원래 씨 등 지역 자영업자들과 함께 상권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자영업자로서 현 정권의 형평성 없는 방역 기준을 비판했던 '클론' 출신 가수 강원래 씨가 이른바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의 맹목적 극렬 지지층)'들의 맹공에 끝내 공개 사과까지 하게 된 것에 대해 야권 주요 정치인들이 일제히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2일 SNS를 통해 "강원래 씨가 올린 사과문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강 씨는 내가 이태원을 방문했을 때, 자영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충을 호소하기 위해 나왔던 것일 뿐 내 지지자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0일 이태원을 찾아 휴·폐업한 상점들을 둘러본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래 씨는 간담회 자리에서 "여기 업소들이 대부분 저녁 8~9시에 문을 여는데 '저녁 9시까지만 영업하라'고 한다"며 "형평성을 맞춰줘야 하는데… K팝이 세계 최고 빌보드차트에서 1위를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방역은 꼴등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현 정권 극렬 지지자들은 강원래 씨를 향한 육두문자와 인신공격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이른바 '대깨문'들은 강 씨가 지난 2000년 불법 유턴 차량에 의해 추돌당해 평생 장애를 안게 된 것까지 "장애가 하체에만 있는게 아니군요" "다리가 멈췄다고 머리까지 멈추진 말아야지" 등 비난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깨문'들의 인신공격이 이어지자 강 씨는 전날 SNS에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간담회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자리도 아니었는데 정치적으로 해석돼 아쉽다"면서도 "자영업자의 고충을 말하다보니 감정이 격해진 점에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생존의 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고 절박한 상황이면 그렇게까지 말했을까'라고 이해할 일이지, 문정권 지지자들이 정치적으로 공격할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현장의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계기로 삼는 게 현 정권 지지자들의 현명한 대처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대깨문'들을 향해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이 있다면 내게 쏟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드루킹의 8800만 건 댓글 공격에도 굴하지 않았던 나"라는 점을 종종 강조했다. 힘없고 약한 자영업자를 상대로 집단 뭇매를 가할 게 아니라, 드루킹 댓글 공작 등을 겪어 이미 친문 세력의 인신공격에는 단련된 자신을 차라리 공격하라는 의미다.


'대깨문'들, 자영업자 고충 호소 짓밟는 와중에
정세균 "심야로 갈수록 방역관리 어려워" 주장
나경원 "국민들 '9시 전에만 걸리냐' 말씀하셔"
오세훈 "1년 인내했는데 매뉴얼 마련 못하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열린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열린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전날 SNS에서 강원래 씨를 끝내 무릎꿇린 '대깨문'들의 집단 뭇매에 경악스런 반응을 보였다.


원희룡 지사는 "고단한 일상을 호소했던 한 시민이 비인간적인 공격에 시리고 아픈 무릎을 꿇었다"며 "상대방을 비판할 때도 지켜야할 금도라는 게 있는 법인데 ('대깨문'들의) 섬뜩한 폭력을 본다"고 전율했다.


이어 "방역 기준에 애매함이 많다는 것은 대통령도 인정한 사실인데, 이런 방역 기준을 비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에게 차마 해서는 안될 표현까지 써가며 좌표를 찍어 공격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폭력도 '토론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유력 주자인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강 씨가 비판했던 '오후 9시 이후 셔터 내림' 일률적 규제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세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강 씨가 '오후 9시 이후 셔터 내림' 일률적 규제를 비판하다 '대깨문'들로부터 집단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사태가 초래됐는데도 불구하고 "오후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해 만남과 접촉·이동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고, 심야로 갈수록 현장 방역관리가 어려워지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며 일률적 규제를 옹호했다.


그러자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날 SNS에서 "국민이 오죽하면 '코로나는 9시 전에만 걸리는 거냐'는 말씀을 하시겠느냐"며 "일반 음식점도 차라리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주고, 손님을 분산해서 받도록 해주면 거리두기 본질에 더 충실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진심어린 제안이 어째서 방역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정세균 총리야말로 지금 방역을 정치에 끌어들여 민심을 차갑게 외면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세훈 예비후보도 같은날 SNS에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대응 초기에는 규제 매뉴얼조차 없었으니 인내할 수 있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섬세한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으므로 거세게 반발하는 것"이라며 "매번 주먹구구·탁상행정·땜질·즉흥식 코로나19 방역대책을 발표할 게 아니라,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세밀한 코로나19 방역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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