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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갤럭시S21, 확실한 ‘체급 차이’만큼 명확해진 ‘호불호’


입력 2021.01.16 07:00 수정 2021.01.15 20:59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흐린눈’으로 안 봐도 확 예뻐진 ‘컨투어 컷’ 인덕션

맨손으로도 쓸만해진 100배 줌…‘가성비’는 아우 勝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갤럭시S21’.ⓒ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갤럭시S21’.ⓒ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은 형제들 간 서열을 확실히 나눴는지 ‘동생(기본 모델)’과 괴물 성능을 갖춘 ‘형님(울트라)’ 간 체급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제품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선호하는 층이 뚜렷하게 나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왕 비싼 돈 주고 사는 거 좀 더 쓰자는 심리가 발동했는지 성능 ‘몰빵’(집중 투자)을 당한(?) 형님에게 마음이 갔습니다.


갤럭시S21 언팩 당일인 지난 15일 두 제품을 받아 하루 간 써봤습니다. 가장 먼저 아담해진 상자 크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이 빠진 탓에 상자도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환경 보호나 원가 절감보다도 엉뚱하게 ‘상자 부피가 줄어든 만큼 물류 관리비가 덜 들려나?’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패키지는 심플합니다. 설명서와 양 끝이 USB-C로 된 케이블, 유심 핀, 스마트폰 본체가 끝입니다. 집에 굴러다니는 충전기가 제법 있고 평소 무선 이어폰을 쓰는 터라, 이 아이들의 부재는 사실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전에는 실리콘 투명 케이스쯤은 기본으로 제공했는데 그 점이 조금 섭섭하네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을 손에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을 손에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실물을 보니 두 제품 간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카메라 모듈(인덕션)을 제외하곤 같은 시리즈 제품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외관부터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먼저 기본 모델에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과 달리 울트라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유지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각 스마트폰 크기에 어울리는 형태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폰은 아무래도 한 손으로 쓸 때 손에 닿는 화면 면적 넓어 엣지 디스플레이였을 때 터치 오류가 많았는데, 평평하니 한결 줄어든 느낌입니다. 몸집이 큰 울트라는 하단을 손가락에 걸쳐 두고 쓰는 형태여서 오히려 엣지 디스플레이의 측면을 엄지로 쓸거나 할 때 걸리는 부분 없이 편했습니다.


외관은 모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작인 ‘갤럭시S20 울트라’ 모듈을 봤을 때 들었던 위화감은 강렬했습니다. “100배 줌, 1억800만 화소 혁신 성능을 담기 위해선 이게 최선이야”라고 되뇌며 ‘흐린눈’으로 봐야 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왼쪽)과 ‘갤럭시S21 울트라’ 카메라 모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왼쪽)과 ‘갤럭시S21 울트라’ 카메라 모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올해는 눈을 똑바로 뜨고 봐도 확실히 예뻐졌습니다. 본체와 메탈 프레임, 후면 카메라가 매끄럽게 이어져 일체감을 주는 ‘컨투어 컷’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카메라를 섬에 가둔 디자인에서 벗어나 신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우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오히려 가장자리에 모듈을 붙이니 바닥에 내려놓고 쓸 때 덜컥거림이 상당히 줄었고, 오른손에 쥐고 쓸 때 손가락에 모듈이 닿지 않아 좋았습니다. 기본 모델 ‘팬텀 바이올렛’은 후면과 색을 달리하고 메탈프레임과 통일시켰습니다. 색 조합이 보라색 덕후 ‘환승’ 욕구를 꽤 자극할 듯합니다.


울트라 ‘팬텀 블랙’은 후면과 모듈 색이 같습니다. 무광에 중후한 맛이 있어서 손에 들고 괜히 통화하는 척하며 거울을 보면 꽤 멋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울트라는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 기본은 ‘글라스틱’(폴리카보네이트)으로 후면 재질 차이가 납니다.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질 땐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내구성은 고릴라 글래스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위 확인을 위해 낙하 테스트 후 1호로 파손된 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본촬영, 10배, 100배, 20배로 각각 확대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본촬영, 10배, 100배, 20배로 각각 확대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카메라는 짧은 기간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진 못했지만, 울트라의 1억800만 화소 줌 기능만큼은 확실히 개선된 것이 느껴졌습니다. 전작은 100배 확대 시 화면이 심하게 흔들려 손에 들고는 도저히 초점을 맞추기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이번 제품은 20배 줌부터 ‘줌 락(Zoom Lock)’ 기능이 자동 활성화돼 초점 잡기가 수월해졌습니다.


다만, 아직도 흔들림이 없는 건 아니어서 세밀한 촬영을 위해선 삼각대가 필수입니다. 촬영한 사진을 보면 기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멀리 있는 글자가 아예 보이지 않지만, 20배 줌부터 확실히 보이더니 100줌에서 ‘서울항동초등학교’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제는 폰 주요 스펙 중 하나가 된 120Hz 주사율은 ‘역체감’이 엄청났습니다. 평소 60Hz가 적용된 ‘갤럭시노트10 플러스’를 쓰는데, 울트라의 120Hz를 맛보고 나니 잘 쓰던 갤럭시노트10 화면이 렉 걸린 듯 보였습니다. 기본, 울트라 모델 모두 콘텐츠에 따라 120Hz까지 자동으로 주사율이 조정된다고 합니다. 화면도 미백한듯 환해졌습니다. 울트라는 최대 1500니트(nit) 밝기로 햇빛 아래에서 애써 손으로 가리며 볼 필요 없다고 합니다.


울트라 모델이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S펜’을 지원한다고 해서 쓰던 갤럭시노트10 S펜을 뽑아 화면에 가져다 대봤습니다. 따로 설정을 만진 것도 아닌데 바로 울트라에 S펜 제어창이 나타나고 자동으로 호환돼 놀랐습니다. 기존에 삼성전자 태블릿 ‘갤럭시탭’을 사용해 S펜을 갖고 계신 분은 울트라 사시면서 따로 돈 주고 S펜 안 사셔도 되겠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를 손에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를 손에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가 기본 모델 메모리를 8기가바이트(GB)로 전작 대비 줄여 아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웹서핑이나 동영상 시청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입니다. 게임을 많이 하는 분들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을 받아 돌려봤을 때는 두 제품 모두 지연 없이 잘 돌아갔습니다.


기본 모델은 8GB 램(RAM), 256GB 저장공간을 탑재했습니다. 울트라는 12GB RAM, 256GB 저장공간(145만2000원)과 16GB RAM, 512GB 저장공간(159만9400원) 2종으로 나뉩니다. 사용해본 제품은 12GB RAM 모델입니다.


짧게 만나본 갤럭시S21 형제는 디자인과 성능 모두 플래그십 다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라인업을 나누면서 기본 모델 스펙을 하향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스마트폰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시대에 이 정도 성능을 넣으면서 몸값을 낮췄다는 시도는 긍정적입니다.


한없이 치솟기만 할 수 있었던 가격에 제동을 걸어준 셈이 됐기 때문입니다. 성능이 욕심난다면 형님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각하면 아우, 혹은 사촌동생 ‘갤럭시S20 FE(팬에디션)’가 낫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갤럭시노트10 플러스’. 각각 120Hz, 60Hz 주사율이 적용됐다. 촬영 단말은 애플 ‘아이폰11’.ⓒ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갤럭시노트10 플러스’. 각각 120Hz, 60Hz 주사율이 적용됐다. 촬영 단말은 애플 ‘아이폰11’.ⓒ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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