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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멀티플레이어②] 투잡·쓰리잡은 기본, 불안전한 연예인들의 ‘보험’


입력 2020.12.11 05:00 수정 2020.12.10 22:4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배우 심은우, 배우 활동과 동시에 요가학원 강사로도 활약

연예인 운영 음식점, 연매출 수십억원 기록하기도

“한 가지만 잘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 즉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연예계에는 여러 방면으로의 멀티플레이어들이 존재합니다. 가수와 배우, 예능인 등 연예계 안에서 장르를 넘나들거나, 연예계와 전혀 무관한 사업으로, 또 예술가로 제2의 직업을 만들기도 합니다. 연예계에서 ‘멀티’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를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tvN ⓒtvN

연예인의 수입은 인기와 직결된다. 그러나 그 인기라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상급의 인기를 자랑하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로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 수도, 무명의 삶을 살다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될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연예계다. 때문에 연예인들은 방송 활동 외에 고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연기, 코미디 등 연예계 활동을 지속할 바탕을 마련한다.


워낙 많은 연예인들이 투잡, 혹은 쓰리잡을 가지고 있어 방송가에서는 이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다수 제작된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온 앤 오프’는 그들의 또 다른 직업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예인의 ‘오프’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또 다른 직업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부부의 세계’에 출연했던 배우 심은우는 이 방송에서 요가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지난해 방영됐던 tvN ‘문제적보스’는 정준호, 임상아, 토니안, 이천희 등 연예인 CEO들을 내세워 그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냈고, 또 과거에는 스타들의 투잡 도전기인 KBS ‘스타는 투잡중’을 방영하기도 했다. 또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 증가하면서 최근 방송을 통해 이를 언급하거나, 보여주는 경우도 잦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예인들이 부업은 주를 이룬 건 음식점이나 카페, 유흥주점 등 요식업이다. 개그맨 고명환은 4번의 창업 실패를 딛고 현재 일산에 메밀국수집을 열고 연매출 1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가수 테이는 수제버거집을 열고 하루 매출 400만원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는 피자집, 고깃집, 라이브 카페 등 실패를 겪으면서 수십억원의 빚을 떠안고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중식당 성공으로 하루 매출 700만원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도 식품 사업가로 유명하다. 그는 김치 사업을 시작하면서 창업 10년 만에 누적매출 400억원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tvN, MBC에브리원, MBN ⓒtvN, MBC에브리원, MBN

요식업은 여전히 수많은 연예인의 부업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는데 최근 들어 그 영역이 더 넓어지고 있다. 특히 요식업 다음으로 연예인들이 많이 하는 부업으로는 패션사업이 있다. 소녀시대 출신 가수 제시카는 2014년 패션 브랜드 블랑 앤 에클레어를 론칭했고, 빅뱅 멤버 지드래곤도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백보람, 백지영, 유리, 김준희, 이혜영, 황혜영, 진재영, 박탐희 등은 의류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부업으로 두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수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를 부업으로 확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배우 이천희는 가구 브랜드 하이브로우를 론칭했고, 플라이투더스카이 브라이언은 꽃집을 운영 중이며, 노홍철과 박정민은 각각 책방 겸 카페를 운영 중에 있다. 또 정선아는 태닝숍, 권상우는 세차장, 김남길은 NGO ‘길스토리’ 대표, 안재현은 주얼리 디자이너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피에스타 멤버 차오루는 JTBC ‘아는형님’과 KBS2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피에스타가 수입이 크지 않다”라며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 운이 가면 훅 간다. 부업을 찾으려고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차오루의 이 발언은 대다수의 연예인들이 부업에 뛰어드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차오루의 말처럼, 스타들이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활동기와 비활동기의 소득 격차가 있다 보니 비교적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이 들어오는 사업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연예인은 일반인보다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는 점도 부업 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인이다.


하지만 연예인이라고 해서 모두 부업에 성공을 거두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는 경제적 성공을 이루는 반면, 위험성도 매우 높다. 수많은 사업에 도전하면서 쓴 맛을 봐왔던 개그맨 이봉원은 한 인터뷰에서 “특정 분야에 경험이 없는데도 돈벌이가 된다는 그럴듯한 말에 이끌려 부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다”며 “연예인들에게 부업이나 동업을 권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인지도만을 이용할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 요식업을 부업으로 뒀던 A씨는 “연예인이 인기를 믿고 부업으로 무언가를 시작하면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연기, 무대에 최선을 다하듯이 부업에도 그만큼의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성공이 가능하다. ‘부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부터가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또 A씨는 “처음에는 인맥으로 장사가 유지가 된다. 연예인 지인들이 가게에 방문하면서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식인데, 이건 짧게는 한두 달, 길어도 반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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