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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수백억 규모’ 게임사들의 연예인 마케팅, 효과와 비판 사이


입력 2020.11.18 02:02 수정 2020.11.17 15:5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그랑사가, 유아인부터 신구까지 쟁쟁한 스타 마케팅

ⓒ그랑사가 광고 영상 ⓒ그랑사가 광고 영상

게임사들의 광고 전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단순히 가수와 배우를 출연시키는 것을 넘어 이제 광고를 한 편의 영화 같은 스케일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광고에 쏟아 붓는 비용도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게임은 신생 개발사 엔픽셀이 내놓는 ‘그랑사가’다. 그랑사가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난 13일 ‘그랑사가, 연극의 왕’이라는 광고 영상을 통해 초호화 배우진을 썼다.


광고에서는 아역 배우 김강훈이 어린이 연극제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한다. 김강훈은 속으로는 어린이 연극제를 ‘애들 장난’이라고 우습게보며 무대에 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유아인, 신구, 엄태구, 배성우 등 쟁쟁한 배우가 어린이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김강훈을 당황하게 만든다. 웹툰 작가 주호민·이말년과 조여정, 오정세, 박희순, 이경영까지 등장시킨다. 그랑사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참여한 가수 태연도 깜짝 등장한다.


이 광고의 초호화 캐스팅도 화제지만, 스토리적으로 코믹 요소를 담으면서 참신하게 기획했다는 것이 더 화제가 됐다. 기존 게임 광고에서 연예인이 단순히 포즈를 취하는 것에 그쳤다면, 그랑사가는 연예인들이 연기를 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이 연예인 마케팅을 시작한 시점을 5년 전으로 보고 있다. 2015년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주가를 올린 차승원이 모바일 RPG 레이븐의 광고 모델로 발탁된 것을 시작으로 게임 업계에는 스타 마케팅 붐이 일었다.


차승원에 이어 하정우(크로노블레이드), 이병헌(이데아), 정우성(난투), 장동건(뮤 오리진), 이정재(크로우)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바일 게임 광고 모델로 나섰고, 리암 니슨(클래시 오브 클랜), 올랜도 블룸(로스트킹덤), 크리스 햄스워스(트라하) 등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발을 들였다.


연예인 마케팅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는 업계가 마케팅 비용에 얼마나 쏟아 붓는지를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마케팅 비용으로 523억원을 지불했다. 엔씨소프트는 공시 자료에서 2020년도 1분기 마케팅 비용을약 395억 7300만원, 2분기 약 128억 9800만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도 약 1073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했고, 내년에는 연예인 마케팅에 더 큰 비용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 역시 올해 3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857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금액이다.


광고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게임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유명 모델을 내세우고 대규모 비용을 지출을 한다고 해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이용자 유입과 실제 이익으로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재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스타 마케팅에 쏟아 부을 돈을 게임의 질적 향상을 위해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평소 게임을 즐기는 한 유저는 “게임사들의 스타 마케팅도 좋지만, 과열 현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게임성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연예인의 얼굴만 내세우는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스타 마케팅에 사용된 광고비는 고스란히 유저들에게 과금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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