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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부자’ 차·화·철...수출악재 뚫고 동반 질주?


입력 2020.11.12 05:00 수정 2020.11.11 16:0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굴뚝주’ 롯데케미칼 이달 20% 뛰어...포스코·기아차 14%↑

“자동차, 화학, 철강 4분기 영업익 개선 기대...배당도 관심”

자동차·화학·철강(차화철) 업종 대표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실적과 영업환경 모두 긍정적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울산공장ⓒ롯데케미칼 자동차·화학·철강(차화철) 업종 대표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실적과 영업환경 모두 긍정적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울산공장ⓒ롯데케미칼

자동차, 화학, 철강 등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굴뚝주들이 풍부한 실적모멘텀에 편승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동반 조명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 산업 보호정책을 펼치며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증시에선 미국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중국 경기 회복 등 악재보다는 호재에 집중하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순수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은 전장 대비 4.66%오른 28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한유화는 2.69% 상승한 22만9000원에, 최근 2차전지 관련주이자 바이든 테마주로도 주목받은 LG화학은 1.42% 내린 69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는 이달 들어 각각 주가가 20.4%, 18%씩 뛰어올랐다.


이날 금호석유는 1.84% 내린 13만3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대1 무상 균등 감자를 추진한다고 밝힌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식 3주를 보유한 주주 주식이 1주로 줄어드는 상황에 놓이자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졌다. 다만 금호석유는 앞서 3분기 깜짝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뛰기 시작한 지난 9월 25일 9만6200원에서 이달 15일 15만4000원까지 6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철강 업종 대장주인 포스코는 0.63% 오른 23만85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한 7거래일을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 주가는 14.7%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12.8%), KG동부제철(15.9%)도 상승 흐름을 탔다.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는 1.15% 오른 17만5500원에, 현대모비스는 0.83% 상승한 24만3000원에 마감했다. 기아차의 경우 6.61% 뛴 5만8100원을 기록했다. 기아차 주가는 이달 들어 15% 넘게 올랐다.


최근 재계에선 바이든 당선인 역시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관세와 함께 탄소세 부과 등 환경 규제까지 겹쳐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수출 우려보다는 그 외 호재성 재료에 베팅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바이든 당선인이 대규모 재정정책과 함께 SOC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특히 증권가는 차화철의 실적 모멘텀에 주목한다. 코스피 실적 개선 기대가 높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국내 증시에 실적 장세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난달 이후 업종별 주가 수익률을 비교하면 철강, 은행과 운송 등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업종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3분기 실적시즌 이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자동차, 철강, 화학과 IT가전 순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어 해당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철강의 경우 중국의 경기회복이 빨라져 철강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연간 수출 물량은 규모와 변동성이 커 글로벌 철강 수급에 큰 영향을 준다. 과거 중국 철강재 순수출과 포스코의 수익성은 동행해왔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견조한 수요로 내년 철강재 순수입국을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의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부터 판가 인상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포스코를 철강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화학은 전화위복을 이어갈 것이란 평가다. 올해 화학 업종은 미국과 중국 등이 대형 설비를 늘리며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수혜를 누리기도 했다. 위생장갑과 마스크 수요가 늘고 택배 주문이 폭증하면서 포장재 사용량도 증가한 덕분이다. 위생장갑 원료인 NB라텍스를 만드는 금호석유 등이 깜짝 실적을 낸 이유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 부담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포스트 코로나 반사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황이 ‘업 앤 다운’이 반복되는 사이클을 가진 가운데 올해는 초과수요 상태로 준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황 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해 에틸렌 수요가 성장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 수익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내년 주목해야 할 NCC업체는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로, 실적 개선이 뚜렷한 반면 저평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종은 차세대 자동차 전환이 완성차 업체들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수소·전기차에서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 그룹주가 부각됐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성과가 앞선 노력들과 연동된다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브랜드 가치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전기차 시대 점유율이 내연기관 시대의 점유율을 상회하는, 투자자들이 원했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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