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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연예계 3대 스캔들③] 노출 강요하는 방송가, 숨길 수 없는 ‘사생활’


입력 2020.11.13 00:00 수정 2020.11.13 17:3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살림남' '애로부부' '아내의 맛' '1호가', 연예인 사생활 노출 프로그램 인기

연예인 SNS 활성화에 따라 사생활 노출도 증가

ⓒ채널A, TV조선, JTBC, KBS ⓒ채널A, TV조선, JTBC, KBS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사생활 노출은 양날의 검이다. 다른 의미에서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부적절한(혹은 대중이 원치 않는) 사생활이 알려질 경우 활동에 치명타를 입고, 반대로 적당한 사생활을 노출하면서 친근감을 형성하는 등 알려지지 않았던 치명적인 매력을 어필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적당선’을 지켜내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미디어의 변화는 연예인의 노출을 강요하는 시대로 바꿔 놓았다. 실제로 방송가에서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파는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부부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동상이몽’ ‘살림하는 남자들’ ‘애로부부’ ‘아내의 맛’ ‘1호가 될 순 없어’ 등이 방영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등장한다. 심지어 몇몇 프로그램은 성생활 등 부부의 내밀한 부분까지 끄집어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 성행하는 건, 대체로 반응이 뜨겁기 때문이다. 남녀의 갈등, 그것도 부부라는 관계로 엮인 이들의 이야기는 대중의 공감을 사면서 감정이입을 하기 쉽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넘어 ‘관음증’의 수준까지 와있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혹자는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지나친 사생활 공개는 결국 시청자들에게 관음증을 합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하면서도 “방송에서도 되는데 안 될 것 없다”는 식의 인식이 자리 잡는 것을 부추기는 것과 다를 것 없다. 연예인들 역시 이런 종류의 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가 사생활 노출로 인해 이어질 지나친 관심을 우려해서다.


물론 과거 ‘신비주의’를 콘셉트로 했던 시기에도 연예인의 사생활은 늘 대중의 관심사였다. 사실상 ‘신상털기’에 가까운 일부 사생팬들, 일명 ‘이지아닷컴’(이지아가 누군지를 밝히는 커뮤니티) ‘서진요닷컴’(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등을 만들어 공개되지 않아도 될 정보들을 캐내면서 수사대인양 행동하는 것 역시 문제였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라면 이젠 연예인 스스로 어느 정도 사생활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방송을 통한 노출은 물론, SNS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시되면서 이 SNS에 사생활 노출의 통로가 되는 경우가 잦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익명의 사생활 폭로나 의혹 제기가 과거보다 잦아진 것도 이런 미디어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연애사를 비롯해 일상의 움직임까지도 SNS로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사실과는 다른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둔갑하는 경우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도덕적으로, 범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부적절한 사생활은 밝혀져야 함이 마땅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영역까지 들춰지는 것이 가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속사 차원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반드시 입장을 내놓아야 할 의무는 당연히 없다. 최근 찬열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의 사생활 폭로, 채영의 열애설 등에 소속사가 “공식입장은 없다”는 반응을 내놓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적인 일이라도,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일 경우 소속사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많은 없는 처지다. 자칫 이런 루머가 사실인 것처럼 퍼지면서 팬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 사람들의 심리가 잘 꾸며진 연예인의 친근한 모습, 꾸며지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가 이런 심리를 이용해 적나라한 사생활 노출에 앞장서고 있다는 건 우려할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팬들이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을 넘어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된 것도 방송과 SNS의 영향이 적지 않다. 물론 연예인들도 관심으로 먹고 사는 직업인만큼 일정 부분 직접 사생활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내밀한 부분까지 모두 공론화되고,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지는 것까지 수용하겠다는 건 아니”라며 “숨기고 싶어도 숨겨지지 않는 사생활 노출과의 싸움은 연예인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피로감을 높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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