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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원정대로 되새긴 ‘대면 공연’의 가치


입력 2020.11.10 04:45 수정 2020.11.10 04:4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환불원정대, 국군사관학교 찾아 감동의 첫 대면 무대

ⓒMBC ⓒMBC

대면 공연의 가치를 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공연에 있어서 현장감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무대와 가수, 그리고 관객이 한 장소에 어우러져 음악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은 당연했다. 적어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코로나19가 올해 초부터 국내에 퍼지면서 지금까지도 대중음악 콘서트가 예정된 기간 동안 문제 없이 열린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방역 지침에 따른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하면서 어렵사리 콘서트 일정을 잡았다가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확산세에 불안감에 떨어야 했고, 실제로 다수가 공연 중단을 결정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몇몇 가수들은 이런 상황에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지민은 지난10월 10일 진행된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를 몇 차례나 취소해야 했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당시 앙코르 무대 이후 마이크를 잡은 지민은 “공연에 집중이 안 됐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억울한 것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왜 이런 걸 겪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앙코르 무대에서 멤버들이 즐겁게 뛰놀면서 ‘런’(RUN) 무대를 하는데 거기에 울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의 눈물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당연한 줄 알았던 공연의 가치를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지민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지난 7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가 마지막 활동이자 첫 대면 공연을 하면서 보여준 눈물은 한 발 더 나아갔다.


환불원정대는 이날 방송에서 마지막 날의 일정으로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찾았다. 앨범을 내놓고도 관객이 없는 음악방송에서 무대를 했던 것이 전부였던 이들이 국군간호사관학교의 운동회 무대에 서면서 그토록 설레고 흥분감에 들떠 있는 모습은 현 시대의 대면 공연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비록 큰 무대는 아니었지만, 아니 실제로 무대도 없는 운동장 흙바닥에서 한 공연이었지만, 생도들 앞에 섰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


더구나 관객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이었다. 코로나19 위기의 전면에 나서서 사투를 벌인 영웅들을 양성해낸 곳이다. 환불원정대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해주시는데, 이렇게 밝은 모습을 보니 울컥한다” “저희가 더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것 같다” “너무 짜릿하고 즐겁고, 서로 눈과 눈이 마주칠 때 느낌이 좋았다” “역시 공연은 관객들이 있어야 한다”면서 연신 대면 공연의 감동을 토해내기 바빴다.


앞서 JTBC의 ‘비긴어게인’도 코로나19로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할 순 없었지만, 소수의 관객들과 함께 하는 무대로 매번 감동을 안겼고, ‘거리두기 공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8일 첫 방송된 KNN ‘청춘밴드’도 특정 관객을 앞에 두고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이들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공연이 기존 공연들의 규모와 비교 자체가 불가하지만, 현 시대에 대면 공연이 주는 가치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코로나19가 빼앗아간 일상은 결코 되돌려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이 당연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작은 규모지만 대면 공연을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건 공연의 본질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며,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금 그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는 무대가 실현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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