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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교체' 욕 먹었던 로버츠, 욕 먹는 캐시


입력 2020.10.28 21:51 수정 2020.10.28 21:5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돌버츠'로 불렸던 로버츠 감독, 커쇼·잰슨 맹신 버리고 박수

캐시 감독, 잘 던지던 스넬 교체 결정으로 거센 후폭풍 휩싸여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 뉴시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 뉴시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안았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글로브라이프필드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를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 1988년 이후 무려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반지를 꼈다. 다저스 통산 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최강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도 2시즌 연속(2017~2018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쳐 마음고생이 심했던 로버츠 감독이다. 류현진이 활약했던 지난 시즌에도 로버츠 감독은 의아한 투수교체 타이밍 등으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돌버츠’로 불리기도 했다. 2018년 월드시리즈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로버츠 감독의 마운드 운용을 지적한 바 있다.


‘묻지마 좌우놀이’ 등으로 조롱까지 들었던 로버츠 감독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돌버츠’ 별명을 상당 부분 지워냈다. 클레이튼 커쇼와 켄리 잰슨에 대한 맹신을 털어낸 것은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월드시리즈 5차전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잘 던지던 커쇼를 빼고 더스틴 메이를 투입했다. 한 타자만 더 잡으면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수 교체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관중석에서도 로버츠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고, 터너와 먼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굴하지 않은 로버츠 감독의 교체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커쇼 이후 등판한 투수들은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무조건 믿고 맡겼던 마무리 잰슨 대신 트라이넨을 중용하는 변화된 전략도 승리를 지킨 힘이 됐다. 경기 전 “6차전 흐름에 따라 헹가래 투수로 커쇼나 잰슨을 기용할 수도 있다”는 현지 중계진의 예상은 빗나갔다. 6차전 마지막 순간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뽐낸 유리아스(2.1이닝 무실점)를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고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블레이크 스넬 ⓒ 뉴시스 블레이크 스넬 ⓒ 뉴시스

매번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고집스러운 마운드 운용으로 욕을 먹었던 로버츠 감독이 이번에는 박수를 받은 반면 패장이 된 탬파베이 캐시 감독은 욕을 먹고 있다. 캐시 감독은 1-0 앞선 6회말, 잘 던지던 선발 스넬(5.1이닝 2피안타 9탈삼진)을 교체했다. 투구수가 73개에 불과했던 스넬도 캐시 감독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는 패착이 됐다. 바뀐 투수 앤더슨은 베츠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2,3루 위기에 몰렸고, 시거를 상대할 때는 폭투를 저질러 1점을 헌납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시거를 땅볼 처리했지만 베츠가 홈을 밟아 1-2 역전을 허용했다. 스넬이 내려간 직후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한 탬파베이는 이후 스코어를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


경기 후 캐시 감독은 ESPN 등 현지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베츠와 시거를 세 번째 상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서 “승리를 위한 결정이었다. 그 결정을 두고 나오고 있는 의견들을 받아들인다”며 쏟아지는 비판에 고개를 숙였다. 야구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로버츠 감독과 캐시 감독을 통해 새삼 드러났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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