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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역성장 일단 멈춤…전문가 “V자 회복 판단 일러”


입력 2020.10.27 11:33 수정 2020.10.27 11:35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이후 3분기 반등…수출 개선세

"민간소비 회복 느리고 美 대선·코로나 등 불확실성 여전해"

한국 경제가 수출 회복에 3분기 플러스로 전환됐다.ⓒ픽사베이 한국 경제가 수출 회복에 3분기 플러스로 전환됐다.ⓒ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던 한국 경제가 수출 회복에 힘입어 플러스로 전환됐다. 3분기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V자형’ 회복세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2010년 1분기(2.0%) 이후 10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분기 -1.3%, 2분기 -3.2%로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 반등한 것이다.


3분기 성장률이 반등한 것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우리 경제의 주축인 수출이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늘었다.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4.1%포인트에서 3분기 3.7%포인트로 급등했다. 2분기에는 수출이 성장률을 4.1%포인트 끌어내렸지만 3분기에는 수출이 3.7%포인트 성장률을 떠받쳤다는 얘기다.


수입도 원유,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9% 늘었고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위주로 6.7% 증가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으로 7.8% 줄었다.


문제는 3분기 반등에 힘입어 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률이 이어져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3%를 달성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 반등만으로 국내 경제가 회복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수출 역시 불확실하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운수 여행과 관련된 서비스 수출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민간소비도 서비스업 생산 회복이 매우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사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다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을 중심으로 3분기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회복국면에 접어든 건 맞지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 수준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조치가 재도입되는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성장률이 1.9%로 높아져 V자 반등으로 볼 수 있겠지만 GDP 추세를 보면 여전히 작년 4분기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경제 전체적으로 회복은 되고 있지만 V자처럼 완전한 회복이 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며 “수출은 중국 등 주요국 경기 회복, IT품목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3분기 성장세 반등을 견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수출 물량 증가율과 거의 같은 궤적을 보이고 있다”며 “3분기 민간소비 감소폭이 전기 대비 0.1%로 크지 않은 가운데 소비 개선이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4분기 성장률을 소폭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면활동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소비 회복은 제한되지만 소득이 유지돼 이를 재화 소비로 대용하면서 재화 수요와 연관된 설비투자와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며 “설비투자와 수출은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재차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전기 대비 0% 중후반 정상해 올해 연간 1% 초중반의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각국 수요 부양책이 구체화되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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