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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돼야”…‘열린 인사’ 전격 시행


입력 2020.10.26 06:00 수정 2020.10.25 12:1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인사 차별 타파

‘성과 주의’ 원칙에 근거한 채용

2011년 9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서 여성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삼성전자 2011년 9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서 여성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는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인사 채용이 손꼽히고 있다. 25일 별세한 (故)고 이건희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고, 이 때부터 삼성은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했다.


특히 여성 인력 채용을 이 회장의 열린 사고방식은 지금도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아니 할 수 없다.”


1997년 이건희 회장의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 회장의 여성인재에 대한 생각을 한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에세이에서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탁아소나 유치원 시설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이에 따라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라며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기도 했다.


2011년 8월에 열린 여성임원 오찬에서는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되어야 한다”며 “임원 때는 본인의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으나, 사장이 되면 본인의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으니 사장까지 되어야 한다”고 여성 인재에 대한 사기를 복돋아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했다. 삼성은 1992년 4월 여성전문직제를 도입하고 1차로 비서전문직 50명을 공개채용해 전문지식과 우수한 자질을 보유한 여성인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에도 소프트웨어직군에서 100명의 우수 여성인력을 공채하는 등 여성 전문직제를 확대했다.


신경영 이후에는 1993년 하반기 대졸사원 공채에서 여성 전문인력 500명을 선발한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여성인력 채용을 본격화하기 이르렀다.


1995년엔 최초 여성 지역전문가 5명을 선발해 파견한 후 더욱 확대해 나갔고, 외국어 생활관이나 해외 어학연수 등 장단기 어학연수 기회도 여성에게 똑같이 보장했다. 이 회장은 기혼 여성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을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서울과 전국 주요 사업장에 기혼 여성을 위한 어린이집을 설치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부터 여성 채용 비율을 30% 이상 늘릴 것을 지시했으며, 이같은 기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삼성 정기임원 인사에서는 15명의 여성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외 삼성은 국정, 인종에도 관계없이 능력을 중심하는 순혈주의 타파 경영 철학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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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0.10.26  10:0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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