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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잃은 정찬성, 패전 이른 ‘왼손→로우킥→엘보’


입력 2020.10.19 00:30 수정 2020.10.19 06:3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오른손잡이 오르테가, 사우스포 자세로 정찬성 맞아

로우킥 데미지 누적과 백스핀 엘보우 이후 기억 잃어

오르테가의 영리한 전략에 밀린 정찬성. ⓒ UFC 오르테가의 영리한 전략에 밀린 정찬성. ⓒ UFC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아쉽게 패전을 기록한 브라이언 오르테가전을 되돌아봤다.


정찬성은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80’ 브라이언 오르테가와의 메인이벤트 경기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앞서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이 경기의 승자에게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의 타이틀 샷을 줄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정찬성을 꺾은 오르테가가 챔피언을 향한 도전권을 얻게 됐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3~5라운드 기억이 없다. 기억이 안 나는데 싸우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그런 엘보를 맞은 내가 바보멍청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상대가 사우스포(왼손)일 때는 (타격 거리 안으로)끌어들이기로 했는데…”라고 아쉬워 한 뒤 “오르테가가 너무 잘했다. 그냥 내가 너무 부끄럽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찬성이 오르테가에 패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바로 사우스포 스탠스와 로우킥, 그리고 치명타를 입힌 엘보우 공격이다.


먼저 오른손잡이인 오르테가는 1라운드 부저가 울리자마자 타격 자세를 바꿔 정찬성을 맞았다. 부상으로 인해 약 2년간의 공백이 있었던 오르테가 입장에서는 절정의 기량을 유지 중인 정찬성을 상대로 변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찬성 역시 SNS 발언을 통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었으나 오르테가는 여기서 한 수를 더 놨다. 바로 정찬성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 로우킥 공격이었다.


실제로 정찬성은 오르테가의 공격이 나올 때마다 방어 후 맞받아치는 반격기로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오르테가도 정찬성의 카운터 펀치를 의식, 압박을 느낄 때마다 수시로 발을 뻗어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쉽게 패한 정찬성.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쉽게 패한 정찬성.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누적된 로우킥은 5라운드 들어 복리 이자로 계산됐다. 1~4라운드 모두 밀린 정찬성은 5라운드서 일발 역전만을 노렸는데 그의 왼쪽 허벅지는 이미 벌겋게 부어올라 민첩성을 발휘하는데 발목을 잡았다.


2라운드에 나온 카운터 백스핀 엘보우는 승패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요소다.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테이크다운을 노리고 들어오자 도망치는 듯 하다가 곧바로 몸을 돌려 백스핀 엘보를 날렸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정찬성은 그대로 바닥에 누웠고, 선수가 밝힌 대로 이후의 기억을 잃을 정도였다.


챔프전 진출 티켓을 놓친 정찬성은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무엇보다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다시 대권에 도전하려면 앞으로 2~3명의 경쟁자들을 계속해서 이겨나가야 한다. 너무도 아쉬운 오르테가전 결과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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