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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⑪] 박내주 원장 "헤어 디자이너·샵 오픈·유튜버, 그저 순간에 충실"


입력 2020.10.16 00:00 수정 2020.10.16 09:4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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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박내주 원장은 청담동 빗앤붓 살롱을 운영하며 엑소, 방탄소년단, 갓세븐, NCT, 더보이즈 등 내로라하는 케이팝 아이돌들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지고 있다. 감각적인 헤어스타일링으로 셀럽들의 개성을 캐치하는 탁월한 안목으로,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헤어 디자이너로 기술적인 면은 당연히 가져가야 하는 것으로 직접 만나본 그의 특별함은 겸손함과 자기객관화가 확실한 것에 있었다.


1998년에 미용업계에 발을 들인 박내주 원장은 2018년 1월 2일 메이크업 아티스트 원정요와 빗앤붓을 오픈했다. 팀에서 움직이다 샵을 오픈 한후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늘어나며 생기는 책임감은,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박 원장은 주로 아이돌 그룹의 헤어 스타일링을 전면에 나서서 하고 있다. 특히 엑소와는 비지니스 관계와 나이를 넘어 돈독한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엑소 같은 경우는 제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그 친구들과 인연이 잘 맺어져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는 80%는 잡지 촬영이었고, 프로필, 영화포스터 현장도 다양하게 나갔어요. 그런데 엑소 기점으로, 그 친구들이 잘 되다보니 지금은 아이돌 그룹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박 원장은 아이돌 그룹을 헤어스타일링을 할 때 그룹 콘셉트를 기준으로, 한 눈에 띌 수 있도록 임팩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콘셉트 시안을 먼저 받아서 일찌감치 연구를 해야 한다고.


"저는 노래를 듣기보다는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먼저 봐요. 데뷔, 컴백 의상, 전체적인 무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콘셉트에 맞게 헤어와 메이크업을 만들어내죠."


업계는 수많은 헤어디자이너가 존재하고, 하루에도 많은 팀들이 데뷔와 컴백을 하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잦은 환경이다. 이같은 시장 속에서 박 원장은 엑소, 방탄소년단 등과 오랜 시간 작업하고 있다. 그는 이유를 신뢰와 만족, 소통이라고 꼽았다.


"저희와 함께 하게 된 친구들이 와서 '저희 샵 많이 다녀봤어요'라고 말하기도 해요. 아이돌 가수는 컴백 때마다 콘셉트가 바뀌잖아요. 그 때마다 니즈를 찾기 위해 다른 헤어디자이너들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오래 일 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저희도 중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될 때도 있지만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서 문제나 소통 부재가 생기면 나서서 정리를 해요. 다행히도 저희는 이탈율이 적어서 아이돌 친구들과 즐겁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작업하는 아티스트가 좋은 성적을 내고, 대중에게 인정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함께 하는 친구들이 1위 하고, 상도 타고 그럴 때 저도 너무 기쁘더라고요. 엑소와 방탄소년단은 지금은 너무 잘된 친구들이고, 최근 더보이즈 NCT127이 사랑 많이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박원장은 유튜브 '내주제에'를 오픈하고 일터인 빗앤붓에서의 일상, 직접사용하는 헤어 제품 공개, 셀프 스타일링 등을 공유하고 있다. 엑소 찬열과 세훈은 박내주 원장의 유튜브 오픈을 맞이해 구독과 좋아요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평소에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는 그는 왜 유튜버에 도전하게 됐을까.


"원정요 원장님이 유튜브 할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바쁜데 유튜브를 준비한다는게 대단해보였어요. 그 때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다 미뤄졌을 때였어요. 원정요 원장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뭐하고 있는거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인에게 유튜브에 대해 물어봤더니 얼마 후에 지금의 회사와 미팅을 잡아줬어요."


"돈이나 명성을 바라고 유튜브를 시작한건 아니에요. 샵을 오픈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상을 올리니 저에게는 일상같은 것들을 신기하게 봐주시더라고요. 기술이나 제품도 많이 물어보시고요."


박 원장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유튜브에 뛰어들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적응하고 즐기려 하고 있다. 그와 함께하는 스태프는 박내주 원장이 자신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카메라를 키면 어느새 유연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몸이 힘들지는 않은데 해본 적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겁을 조금 먹었어요. 방송을 하는 것만 봤지 해보려니 많이 어렵더라고요. 스태프들은 다 잘한다고 응원해주니까 제가 진짜 잘하고 있는건지 사리분별이 잘 안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세 번 쯤 해보니까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편집의 힘이 크더라고요. 그래도 주변에서 잘 봤다고 연락이 와서 힘이 됐어요. 주변에서 말해주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잘 보고 있다', '미용을 하는데 원장님과 언젠가는 함께 일하고 싶다' 등의 연락이 오는 게 참 고마워요."


그동안 미디어 노출이 없었던 박내주 원장은 다양한 헤어 스타일링과 관리법,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운 아이돌들의 헤어스타일 튜토리얼까지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할 예정이다.


"제일 해보고 싶은 콘텐츠는 해외 출장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찍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작업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길 바라는 팬들도 많으시더라고요. 이건 또 협의가 있어야 하는거지만, 백현, 수호는 '내가 출연해줄게'라고 먼저 말을 해주더라고요.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든든합니다. 보시고 싶은 콘텐츠에 대해 자주 의견을 들으려고 해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은 아니라는 박내주 원장. 그는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나아가다보니, 빗앤붓을 오픈했고 좋아하는 일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유튜브도 그렇게 한걸음씩 걸어보려고 한다.


"샵을 처음 오픈 했을 때도 '적자만 내지말자'란 심정이었어요. 그렇게 순간에 충실하다보니 이익도 나고, 일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유튜브도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현실에 집중해 열심히 하다보면 좋게 봐주실 것 같아요."


하루에도 그에게 헤이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문의가 온다. 개인적으로 그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가장 엄격한 주의를 주는 것은 지각이었다. 자신이 여유있게 준비가 돼 있어야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은 다음의 말이다.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다보면 그게 연결고리가 돼 또 다른 일들이 들어오고, 그러면서 성장을 한다고 생각해요. 프리랜서를 하면서 무슨 일을 해도 열심히 한다면 또 나를 찾아주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걸 배웠어요. 그래서 일을 가리지 말고 하다보면 원하는 일도 하고 보상도 따라올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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