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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백서 필진의 '꽃길' 행진…文정권판 화이트리스트인가


입력 2020.10.13 00:08 수정 2020.10.13 13:54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조국백서 필진' 전우용, 한중연에 객원교수로 채용돼

공개채용 아닌 '추천' 전형으로 발탁, 2년간 사업 참여

'3억원' 예산 연구 수행하며 보수 '1억4천만원' 받아

"정치 편향성 심각한 인물 채용…내 편 챙기기인가?"

지난해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 참석자들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아 류영주 기자 지난해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 참석자들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아 류영주 기자

'조국백서'의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문재인 정권 옹호에 앞장서왔던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의 객원교수로 발탁돼 2년 동안 1억40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중연이 이념적 편향성을 가감없이 드러내온 인물을 한국학 관련 연구에 참여시키며 '내 편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12일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2019년 5월과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학 학술용어대계' 사업에 참여했다.


전씨는 이 사업에 '추천' 방식을 통해 객원 교수로 채용됐다. 지난 10년 동안 교수 20명과 및 객원교수 2명을 채용하는 동안 '공개채용'이 아닌 '추천' 방식으로 교수를 임용한 사례는 전씨의 경우가 유일하다.


전씨의 추천서를 쓴 한도현 연구처장은 추천서에서 "현재 본원 내에는 이러한 편찬위원장의 경험을 가진 교수님이 계시지 않으므로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야 한다"며 "전우용 박사님은 훌륭한 학술논문과 저서를 다수 출판하여 학계에서 높이 인정받고 있는 학자일뿐 아니라 학술기획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본원의 객원교수가 되시기에 충분한 능력과 자격을 갖춘 훌륭한 학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렇게 채용된 전씨는 이 사업에 참여하며 연봉 7000만원씩 2년에 걸쳐 총 1억40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이 사업에 참여한 다른 집필자들이 기타 비용을 포함해 800만원의 집필료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17.5배의 보수를 지급 받은 것이다. '한국학 학술용어대계' 사업의 2년 간 총 예산은 3억원이었다.


'조국백서'의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문재인 정권 옹호에 앞장서왔던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의 객원교수로 발탁돼 2년 동안 1억40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조국백서'의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문재인 정권 옹호에 앞장서왔던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의 객원교수로 발탁돼 2년 동안 1억40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전씨가 '한국학 학술용어대계' 사업에 참여한 것이 적절한가 여부 역시 논란거리다. 전씨의 이력에선 전문성을 찾기 어려운 데다, 평소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등 '편향성'을 보여왔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전씨의 이력을 살펴보면, 전씨는 지난 2014년 이후 단 3편의 논문을 펴냈다. 2014년에 낸 '한국인의 국기관과 국기에 대한 경례', 2015년에 낸 '한국 전통의 표상 공간, 인사동의 형성', 2017년에 낸 '저자로 나온 궁중-한국요정의 표상 명월관' 등 논문의 내용도 한국학 학술용어대계와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는 평가다. 대학에서 강의를 한 것은 지난 2011년 시간강사 이력이 마지막이다.


전씨는 최근 발생한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과 관련해선 "박근혜 정권하인 2013년 우리 군이 월북하던 우리 국민을 사살했을 때 책임지거나 처벌받은 군 관계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며 "그런데 북한해역에서 북한군이 월북하던 우리 국민을 사살했다고 하니 우리 군 통수권자더러 책임지라고 한다. 이런 말은 북한군도 차마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성추행 의혹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을 두고 "그가 두 여성(아내와 딸)에게 가볍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안다. 그가 한 여성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른다"며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정경희 의원은 이와 관련 '심각한 도덕적 해이이며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중연에도 훌륭한 교수들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한중연 교수님들도 두 분이나 이 사업의 집필진으로 참여했다"며 "이 사업 수행에 그분들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념적 편향성을 가진 사람에게 용어의 객관적인 개념 정립을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씨는 해당 사업에) 적임자라고 하기에 부족해 보이는데 전씨를 채용한 것은 그가 정권을 위해 열심히 활동했기 때문이냐"며 "한중연의 '자질미달' 전우용 특혜 채용에 대해 감사원 조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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