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류지윤의 배드토크] #섹시 #노출…청춘을 빼앗긴 걸그룹


입력 2020.10.11 07:00 수정 2020.10.11 05:5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미쓰백' 출연 가영, '19금' 노출과 정산 문제 폭로

매년 아이돌그룹 정산 관련 소송 논란

ⓒMBN ⓒMBN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 많은 걸그룹들이 섹시한 콘셉트로 무대에 오른 시기가 있었다. 너도나도 '섹시한 걸그룹'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자극적인 옷차림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경쟁은 선정성 수위를 올렸다. 2010년 이후 데뷔한 적잖은 걸그룹이, 아니 정확히는 걸그룹이 소속된 기획사들이 추구한 방향이었다. 그 당시 활동했던 이들이 계약기간 만료로 해체한 후, 그 이면이 드러났다. 섹시함으로 사랑받을수록 멍들어 가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8일 첫 방송한 MBN '미쓰백'에서 가영이 스텔라 시절 '19금' 콘셉트를 회사에서 강압적으로 시킨 것이고, 지금도 노출이 있는 옷은 잘 입지 못한다면서 스폰, 음란물 DM이 아직도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활동 당시 수익금이 10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멘토인 백지영과 송은이는 분노하고 공감했다.


방송이 전파를 타자 당시 스텔라 소속사인 디엔터테인먼트파스칼 최병민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최 대표는 강압적으로 '19금' 콘셉트를 시킨 적이 없고, 부모님들과 상의하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손익분기점이 넘지 않았음에도 정산을 해줬고, 금액도 1000만 원이 넘으며 용돈, 월급 개념으로 꾸준히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영이 화장품 광고 계약을 어기고, 개인 SNS 다른 화장품 PPL 활동을 해 계약 위반으로 피소를 당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가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 가영을 인격체가 아닌 성상품화로 소비하는 시스템의 피해자로 바라보는 반응과 감성을 팔아 다시 한 번 이슈몰이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똑같은 시간을 보낸 대표와 가수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선정성·정산과 관련한 이번 논란이 안타까운 건 이같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쓰백'에 함께 출연한 나인뮤지스 출신 류세라는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했던 데뷔 초기, 첫 방송에서 가터벨트를 입은 자신과 고등학생이었던 다른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일을 털어놨다.


와썹 출신 나다는 정산 문제로 인해 팀을 떠난 케이스다. 그는 2017년 매출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과 출연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나다와 함께 진주, 다인도 문제를 제기하며 팀을 떠났다. 이외에도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정산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매년 들린다.


최근에는 파나틱스 멤버들이 라이브 방송 도중 성희롱을 당한 모습은, 업계 관계자들이 걸그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증명했다. 방송 중 한 멤버의 다리를 가려주고자 관계자가 점퍼를 주자 다른 관계자가 "가리면 어떻게 하냐, 보여주려고 하는 건데"라고 말했고, 점퍼를 받은 멤버는 눈치를 보다가 다시 치우고 방송을 진행했다.


다시 가영의 이야기로 돌아와, 그는 2018년 SBS 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에 출연해 "20살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사는게 어떨까 싶다. 이 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너무 빨리 겪은 건 아닐까 싶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없을 평범한 20대를 꿈꿨다.


기획사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앞서 최 대표의 입장처럼 주장이 서로 대립되거나, 각각 다르게 인식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처 입은 멤버가 존재하고, 해체 후 잡음이 나오는 것은 결코 업계나 멤버들에게 좋은 일이 아님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당사자인 멤버들은 가장 즐거워야 할 10대와 20대의 시절이다.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책임은 어찌되었든 당시 어른들의 몫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