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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함정 경고등③] 정점 찍는 주식거래량...수급 악재에 동학개미 후퇴 조짐


입력 2020.10.12 05:00 수정 2020.10.08 17:3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역대 최고치 찍은 코스피 거래대금 17조→8조...9거래일 만에 반토막

“대주주 요건 회피 위한 개인 매도 남아...순매수 규모 만큼 되돌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386.94)보다 5.02포인트(0.21%) 오른 2391.96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다만 개인은 1653억원어치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뉴시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386.94)보다 5.02포인트(0.21%) 오른 2391.96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다만 개인은 1653억원어치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뉴시스

한국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8월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거래량이 다시 잠기려는 신호가 나타난 가운데 대주주 3억 양도세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유동성 장세가 희석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02포인트(0.21%) 오른 2391.9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7570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다만 기관은 6141억원 순매도했고 개인도 165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개인의 6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지난해 12월 6월부터 26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달 22일 17조8967억원에서 이달 7일 8조9711억원으로 절반 가깝게 줄어들었다. 앞서 거래대금은 지난 28일에도 8조9711억원대로 내려앉은 바 있다. 거래대금이 8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월 3일(8조6495억원)이 마지막이었다. 이달 들어 추석 연휴 기간이 끝난 뒤 5일 10조6828억원, 6일 11조1314억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다시 하향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거래량 증가에 따라 지난 8월 일평균 16조19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이어 지난달에도 14조1956억원에 이르며 사상 두 번째 기록을 썼다. 이 거래의 70% 이상은 개인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간 코스피 개인 거래비중은 3개월 연속 70%를 웃돌았다. 이는 2002년 7월부터 9월까지의 3개월 간 이후 약 18년만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급락장을 투자 기회로 삼아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개인은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순매도에 맞서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쳤다. 이후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대규모 기업공개(IPO)로 인한 청약 증거금 유입은 고객예탁금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동학개미’의 폭발적인 주식 거래량이 꺾이며 증권가에서도 이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유동성 랠리가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배경으로는 높은 수익을 기대했던 공모주 투자에 대한 실망감과 내년 대주주 요건 완화 논란 등이 꼽힌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자금이 몰렸던 공모주의 경우, 공모가 대비 현재가가 높지만 대규모 거래가 시작된 가격보다는 낮다.


여기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내년에 주식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홍 부총리는 3억 기준을 세대 합산하는 방침은 개인별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중순, 9월 중순 이후 일부 실망한 개인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들의 이탈, 논의가 진행 중인 대주주 요건 완화는 개인의 수급 영향력을 낮출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였던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의 비중 변화, 주요 수급주체였던 개인의 비중 변화가 남은 올해 증시의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대주주 요건 완화는 개인투자자들의 연말 매도 폭탄이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매년 연말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이 기간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12월 코스피에선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액만 3조8275억원으로 7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투자자 매도 이벤트가 남아 있다”면서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규모가 컸던 만큼 되돌림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과거 연말 되돌림 패턴을 고려할 경우 코스닥은 1조원 이상 순매도가 가능한데, 다만 주가 수익률은 개인투자자 수급보다 펀더멘털 이벤트에 더 민감하다”고 짚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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