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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리는 이승우, 출전 기회 늘어도 팀 성적 곤두박질


입력 2020.10.01 15:05 수정 2020.10.01 15:05        박시인 객원기자 ()

지난해 벨기에 이적하며 신트트라위던서 파격 도전

수비 불안-빈약한 허리진, 패스 지원 없는 답답한 현실

벨기에리그서 주전으로 도약한 이승우.(자료사진)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벨기에리그서 주전으로 도약한 이승우.(자료사진)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코리안 메시’로 각광을 받은 이승우(신트트라위던)의 축구 인생은 참으로 다사다난하다.


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정작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하며 1군 커리어 생활을 시작했다. 이 곳에서 2시즌을 뛴 이승우는 지난해 여름 벨기에리그 이적 소식을 전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팀 이름도 생소했다. 안더레흐트, 헨트, 브뤼헤 등으로 대표되는 벨기에의 명문팀이 아닌 신트트라위던이라는 소규모 클럽이었다.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벨기에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갔지만 첫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에 나서기는커녕 매 라운드 벤치를 지켰다. 마르크 브라이스 감독은 적응 문제를 이유로 이승우를 외면했다.


그나마 후반기 새로 부임한 밀로스 코스티치 감독은 이승우를 신뢰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후반기 들어 3경기에 출전하며 첫 번째 공격 포인트 달성을 눈 앞에 두는 듯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즌이 조기종료되고 말았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실력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마저 실패하면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케빈 머스캣 신임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며 지난 시즌의 설움을 날렸다.


3라운드 오스텐데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잡더니 4라운드 위펀전에서는 벨기에 진출 이후 첫 번째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리고 마침내 5라운드 앤트워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가치를 증명해냈다.


현재 이승우는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신트트라위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실상 팀 공격은 이승우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3-3 포메이션에서 주로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하는 이승우는 드리블 돌파, 공간 침투,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을 수 있는 유일한 크렉이다. 악착같은 몸싸움과 압박으로 수비에도 적극 가담할 뿐만 아니라 활동 반경 역시 매우 넓다. 경기 흐름에 따라 스즈키 유마, 콜리디오와 함게 스위칭을 통해 포지션을 바꿔가며,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승우의 개인 활약과는 별개로 신트트라위던의 성적은 매우 처참하다. 7라운드 현재 1승 2무 4패(승점 5)로 16위에 머물러 있다. 1부리그 18개 팀 가운데 두 팀이 강등되는데 신트트라위던은 잔류권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는 처지다.


신트트라위던은 7경기 6득점 13실점으로 공수에 걸쳐 심각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팀 득점의 3분의 1을 이승우 혼자 책임진 셈이다. 무엇보다 매 경기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수동적인 경기를 펼치는게 문제다. 수비 조직력도 형편없다. 어이 없는 실수를 반복하거나 위치 선정, 공간 배분에 있어 엉성함이 묻어난다.


최근 신트트라위던은 3연패를 당하는 동안 8실점을 허용했다. 상대 팀에게 허용한 슈팅수는 14개-14개-13개로 크게 많지도 적지도 않았음에도 실점으로 직결되는 장면이 매우 잦다.


후방 빌드업에서도 큰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수비와 미드필드를 거쳐 최전방 스리톱으로 향하는 패스의 질이 좋지 않다. 이에 이승우가 3선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이유다.


지난달 27일 열린 7라운드 메헬렌전은 이승우가 올 시즌 선발 출전한 5경기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적었다. 이는 볼 터치 감소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5라운드 앤트워프전(32회), 6라운드 세르클러전(44회)와 비교해 7라운드 메헬렌전에서는 겨우 28회의 볼 터치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슈팅 시도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도 이경기가 처음이다. 그만큼 이승우로 향하는 패스가 적었다는 방증이다.


11명이 뛰어야 하는 축구라는 종목 특성상 선수 한 명이 팀 전체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팀의 부진은 이승우의 공격 포인트와도 직결된다.


이승우는 벨기에리그를 뛰어넘어 다시 빅리그로 재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처참한 팀 성적이 지속될수록 이승우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를 택한 이승우가 신트트라위던에서 완벽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승우 최근 5경기 출전 기록


3R 오스텐데전 : 45분, 0골, 슈팅 2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2회, 볼터치 25회


4R 위펀전 : 90분, 0골, 슈팅 4개, 키패스 2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44회


5R 앤트워프전 : 90분, 2골, 슈팅 3개, 키패스 1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32회


6R 세르클러전 : 90분, 0골, 슈팅 4개, 키패스 2개, 드리블 성공 2회, 볼터치 44회


7R 메헬렌전 : 81분, 0골, 슈팅 0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28회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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