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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수출기업, 내년 해상운임 놓고 벌써 신경전


입력 2020.09.22 06:00 수정 2020.09.21 17:3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미주 항로 중심으로 매주 최고치 '경신'…화주 부담 지속

선사-화주, 내년도 SC 협상 놓고 연말·연초 줄다리기 벌일 듯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HMM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HMM

해상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내년도 운임계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선사들은 최근 해운 시황 호조 등을 근거로 2021년도 운임을 대대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수출기업들은 그러나 저유가 기조, 코로나19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한 인상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 운임은 최근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매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10월 국경절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선사들은 임시결항(blank sailings) 계획을 취소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선복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


최근 시황을 살펴보면 중국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SCFI는 최근 3주간 평균 1361.8로 8월 평균 1180.57 대비 15.34% 늘었다.


특히 북미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주 동안의 9월 셋째주 운임은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4634달러로, 2014년 9월 이후 6년 만에 4630달러를 돌파했다. 미주 서안의 경우 9월 셋째주 기준 운임은 FEU당 3867달러로, 사상 최고치다.


유럽 시장도 선박 공급과잉에도 불구,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 셋째주 유럽 운임은 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1082달러로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컨테이너 운임이 연일 상승하면서 원양선사들이 쾌재를 부르는 반면 주요 화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내달부터 내년도 해상운임 협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통상 대기업들은 글로벌 선사들과 SC계약 체결을 위해 4분기부터 협상에 돌입한다. SC(Service Contract)는 1년간 제조업체와 선사가 맺는 운임 계약을 말한다.


미주 항로의 경우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년간 적용되며 유럽의 경우, 기업 상황에 따라 분기 또는 반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미주는 특히 4분기부터 대형화주-선사간 협상을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C협상시 연 평균 운임 수준, 전년도 장기계약 운임·물량 등을 근거로 한다. 여기에 각 해운기관별 내년도 전망치를 고려해 최종 운임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선사들이 공급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운임을 끌어올렸고, 10월 국경절과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효과마저 맞물리면서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일부 화주는 공급자(해운사)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이후, 몇몇 글로벌 선사들이 선복량을 일방적으로 줄이거나 운송 기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발 물량이 급증하면서 해운사들의 중국 쏠림 현상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무역업계 관계자는 "배는 줄고 운임은 지나치게 상승해 화물을 실어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선박 추가 공급이 시급하지만 이마저도 지연돼 차질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운업계는 그러나, 선사들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량을 회복시켰고 기업들의 요청으로 추가 선박도 투입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간 저시황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올해 운임 등을 근거로 내년 SC계약이 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해운조사 분석기관인 드류리(Drewry)는 "고운임은 앞으로 수 개월간 유지될 것"이라며 "향후 계약운임이 상승 압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만큼 향후 협상 방식은 기존 1년 단위 장기 계약이 아닌 분기·반기를 위주로 하는 단기성 계약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황상 내년도 SC는 올해 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고운임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면 화주들은 장기·단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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