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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 배터리 동맹, '배터리 반납규제 철폐'로 '날개'


입력 2020.09.20 07:00 수정 2020.09.18 17:1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사업 걸림돌 사라져

현대차-SK '배터리산업 생태계 공동육성' 전략 본격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월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를 배경으로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월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를 배경으로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손잡고 추진하는 전기차 배터리산업 생태계 공동육성 전략이 정부의 배터리 관련 규제 철폐로 날개를 달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7일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10대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중 하나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민간 활용을 허용하도록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고 구매한 전기차는 폐차시 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배터리의 지자체 반납 의무를 폐지하고 민간으로의 매각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배터리의 민간 활용을 촉진해 관련 산업 육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철폐는 민간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 계열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와 SK그룹 계열 에너지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일 전기차 배터리 관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모빌리티-배터리사 간 협력 체계를 검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리스·렌탈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양측의 협력은 지난 7월 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가 만남을 갖고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 관련 협력에 관해 논의했고, 실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도출됐다.


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간 에너지 순환 및 배터리 리사이클을 설명한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간 에너지 순환 및 배터리 리사이클을 설명한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양측은 현재 ‘니로 EV’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과정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으로 더 이상 사용되기 어려운 배터리를 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


이를 통해 미래 전기차 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사업의 사업성과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통상적인 배터리 무상보증 기간(8년 혹은 16만km 주행)이 지나도 배터리의 성능 저하는 30%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를 8년 타고 폐차하더라도 그 안의 배터리의 성능은 여전히 신제품의 70%나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사용할 경우 배터리의 생애주기를 늘려 배터리 제조사는 수익을 늘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전기차 업체에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전기차 보급 확대를 앞당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ESS로 사용이 끝난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고가의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자원을 상당량 뽑아낼 수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로 수명 주기만큼 활용한 배터리도 ESS로 상당히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사용 후 폐배터리에서 코발트는 거의 100% 회수할 수 있고, 리튬과 니켈 등도 꽤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폐배터리 물량이 그리 많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폐배터리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사전에 배터리 생애주기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놔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배터리 반납 의무 폐지와 같은 규제개선 및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의 밸류체인을 길게 가져가면 배터리 업체는 수익을 높이고, 전기차 업체는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의 재사용과 재활용 생태계 구축은 향후 전기차 보급 확대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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