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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남긴 역설③] 사용량 줄이고, 소재 바꾸고…‘쓰레기 대란’ 해법은?


입력 2020.09.11 07:00 수정 2020.09.10 17:1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배달 급증에 일회용품 사용량 증가

환경단체, 기업·소비자 함께 노력필요…“생태계 위해 사용 자제해야”

오후 서울 한 시내의 카페에서 고객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모습ⓒ뉴시스 오후 서울 한 시내의 카페에서 고객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모습ⓒ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비닐·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뿐 아니라 전 국민 모두 쓰레기 줄이기에 열성적으로 동참해야 할 시기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하는 주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일회용품을 사용량을 줄이고, 생태계를 보호에도 앞장설 수 있다. 별다른 대책없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애써 쌓은 친환경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왼쪽)마켓컬리가 도입하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들. 시계방향으로 종이박스 종이 파우치 종이테이프 종이 완충 포장재, 배달의민족 친환경 포장용기 ⓒ각 사 제공 (왼쪽)마켓컬리가 도입하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들. 시계방향으로 종이박스 종이 파우치 종이테이프 종이 완충 포장재, 배달의민족 친환경 포장용기 ⓒ각 사 제공

일회용품 사용 및 과포장 등에 따른 쓰레기 처리에 대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다.


특히 새벽배송은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낱개 포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포장에 신경을 쓰면서 상품 대비 포장지 쓰레기를 과도하게 양산하다는 지적이 컸다.


배달 음식의 경우에도 주식부터 반찬, 국, 소스 등을 각각 일회용 용기에 담고, 플라스틱 숟가락과 나무젓가락도 제공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는 지난해 1월 재생지 냉장박스를 도입했다. 박스 내부에 발수코팅을 적용해 비닐을 사용하지 않아 별도의 분리 없이도 종이로 배출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같은해 9월에는 스티로폼 박스와 비닐 파우치, 박스 테이프, 비닐 완충 포장재 등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은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매월 신선식품 포장용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이어가는 중이다. 고객 요청시 타업체 제품도 무료로 수거해 상품 배송시 재사용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또 지난달에는 냉장·냉동식품의 배송에 사용되는 아이스팩(보냉팩)도 친환경 소재로 바꿨다. 외부 포장재를 비닐 대신 종이로, 합성 젤 성분의 보냉재는 물로 대체했다.


배달 앱 업계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일회용 수저·포크 등을 줄일 수 있도록 일회용품 안 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배민은 탕용기, 도시락용기, 비닐봉투 등 옥수수 추출물과 같은 천연물 첨가 소재로 친환경 포장용기를 개발·보급하고 있는데 속도를 내는 중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음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도 함께 늘고 있다”며 “이를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이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문이 일어나는 배달 앱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모른척 할 수가 없었다”며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배달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재활용품 야외 적치장에 수거된 일회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뉴시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재활용품 야외 적치장에 수거된 일회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뉴시스

환경단체들은 기업들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 지금, 위생을 위한 일회용품 규제 완화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장의 핵심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정부가 공고한 감염 예방 수칙에 따르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만 해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일회용품 사용이 위생에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일회용품 사용을 부추기는 하나의 ‘위생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기업 차원에서 철저한 방역과 식기 세척 등을 실행하고, 이를 관리 감독 하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과 정부의 친환경 방향이 단순히 플라스틱을 종이로 바꾸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개인용 텀블러와 개인 수저 세트를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권고하는 방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차원에서 아무리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특정한 조건에서만 분해가 되는 것이라서 자연으로 돌아가면 결국엔 생태계 파괴에 일조할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다회용기 인프라 서비스를 구축해 일회용품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기업 차원에서의 문제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의 노력도 함께 실천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연합회 집계를 보면 생활폐기물의 67% 포장폐기물에서 나온다.


백 활동가는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었고, 어쩔 수 없이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거나 택배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가피하게 사용을 해야 한다면 버리는 것 만큼은 깨끗하게 씻어서 재질별로 분류해 버리고, 가까운 근거리는 그릇 포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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