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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사태] 국민의힘 총공세에 서서히 드러난 '엄마 찬스' 실태


입력 2020.09.10 04:00 수정 2020.09.10 05:2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첫 의혹 제기후 8개월째 조용했던 휴가 논란

녹취록 등 나오며 '제2 조국사태'로 커져

관련 자료 '그 때만 쏙' 사라지는 것도 판박이

미래통합당 김도읍, 신원식, 정점식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무단 휴가 및 은폐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는 등 통화녹취록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래통합당 김도읍, 신원식, 정점식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무단 휴가 및 은폐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는 등 통화녹취록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논란이 청탁 의혹을 거치며 '제2의 조국 사태'로 치닫고 있다. 두 사안이 한국 사회에서 '공정'을 가늠하는 입시·병역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미애 사태'를 맞아 총력 대응에 나섰다. 3성 장군 출신의 신원식 의원, 법사위 소속 윤한홍 의원,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 등이 최전선에서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9일 윤한홍 의원은 이날 추 장관 아들의 미복귀 의혹을 폭로한 '키맨', 당직사병 A씨로부터 '국회에서 직접 증언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A씨는 이날 윤 의원실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추 장관 아들 서씨의 병가기간 만료일인 2017년 6월 23일로부터 이틀이 지난 25일(일요일)에 당직사병이었다. A씨는 이날 "저녁점호는 금(23일), 토(24일) 실시되지 않기 때문에, 저녁점호를 실시한 25일에서야 (서씨의 미복귀사실을) 인지한 것"이라고 재차 증언했다. 추 장관측 변호인이 A씨의 증언이 허위라고 증언하자 국회에 직접 나서서 이같은 사실을 말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양파껍질'처럼 드러난 '휴가 미복귀' 의혹
"秋 보좌관이 전화했다" 녹취록에 발칵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이 본격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것은 신원식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다. 신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추 장관 아들의 복무 당시 소속 부대 장교들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첫 의혹 제기 이후 8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던 이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신 의원은 지난 2일, 추 장관의 보좌관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군 관계자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서씨의 휴가 관련 행정책임자인 지원장교 B대위가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추 장관의 '거짓 해명'이 지적받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추 장관이 앞서 예결특위와 법사위 답변을 통해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이어 지난 6일, 추 장관의 아들을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통역병 청탁 의혹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이 본격적으로 '엄마 찬스'로 비화하는 계기가 됐다.


통화녹취에 따르면, 서씨 복무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 단장이던 예비역 대령 C씨는 "서씨를 포함해 2사단 (통역병) 지원 인원들을 집합시켜 놓고 '하도 청탁을 많이 해서 제비뽑기로 (선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C씨는 추첨 결과 60여명인 선발자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C씨는 이후에도 서씨를 통역병으로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를 자신이 막았다고도 했다.


의혹 터지자 자료가 사라졌다?
정진석 "秋아들·조국 딸, 왜 그들의 서류는 사라지나"


문제는 핵심 의혹과 관련한 의료, 병가 기록의 대부분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씨는 군에 병가를 연장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하지만, 군은 관련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진석 의원은 9일 이같은 문제를 정조준했다. 그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들의 특혜 의혹을 입증할 만한 주요 기록들은 다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세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는 조국 전 장관 아들이 합격한 2018학년도 전기 입학 전형 자료를 보존하지 않았고, 조 전 장관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당시 수령한 장학금 관련 기록도 증발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추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의혹과 관련한 당시 의료, 병가 기록도 대부분 사라졌다. 2016~2019년에 20일 이상 연속해서 휴가를 간 병사는 5명에 불과한데, 유독 추 장관 아들이 휴가를 연장한 2017년 자료만 남아있지 않아 의혹이 더 커졌다.


정진석 의원은 "어째서 권력자 자녀들의 기록들만 빈번하게 사라지는지 청년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고의로 파기됐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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