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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산 다양화에도 리츠 주가·펀드 동반 '지지부진'


입력 2020.09.10 05:00 수정 2020.09.09 15:3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NH프라임리츠 연초 대비 30% 급감…이지스밸류리츠는 공모가 7.8% 하회

국내 리츠펀드 설정액 올해 529억원 감소…해외리츠펀드도 3444억원 유출

상장 리츠사가 올해 악화된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기초자산을 변경하고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픽사베이 상장 리츠사가 올해 악화된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기초자산을 변경하고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픽사베이

리츠(REITs) 주가가 부진하면서 투자자에게 외면 받고 있다.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이를 담은 국내·외 공모펀드도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각 리츠사가 투자자 유입효과를 위해 기초자산인 부동산의 범위를 기존 오피스 빌딩에서 주유소, 물류센터 등으로 확장한 전략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프라임리츠는 전 거래일 대비 65원(1.52%) 하락한 4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전장보다 10원(0.22%) 하락한 451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외에 이지스밸류리츠(-0.22%), 신한알파리츠(-0.15%) 등 대부분의 종목이 약세를 나타냈다. 롯데리츠와 코람코에너지리츠는 보합 마감했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회사다. 일정한 부동산 자산을 선정한 뒤 관련된 개발사업이나 임대, 주택저당채권 등을 자산으로 삼아 수익을 올린다.


이 같은 리츠 주가 하락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올해 1월 2일 6100원으로 마감했던 NH프라임리츠 주가는 지난 8일 기준 4265원으로 30.0%(1835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50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롯데리츠 주가 역시 6130원(1월 2일 마감가)에서 5090원(9월 8일 마감가)으로 9개월 만에 16.9%(1040원) 떨어졌다.


공모가를 하회하는 리츠도 다수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지난 8일 4460원으로 마감하며 4800원이던 공모가보다 7.8% 감소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역시 같은 기간 공모가인 5000원보다 9.5% 줄어든 4525원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맵스제1호 리츠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가도 4765원, 4870원으로 5000원이던 공모가 대비 각각 4.7%, 2.6%씩 하락했다.


이에 리츠를 직·간접적으로 담은 국·내외 부동산펀드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20개의 리츠 관련 공모펀드에서 연초 이후 52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기간을 1년으로 늘리면 886억원이 빠져나갔다. 펀드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해당 펀드들은 연초 이후 평균 -10.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수익률은 -11.05%에 달한다.


해외 재간접 리츠 펀드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8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58개 글로벌리츠펀드에서 연초 이후 344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최근 6개월 간 2422억원의 금액이 빠져나가며 펀드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다. 수익률도 연초 이후로는 -0.71%,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1.09%로 집계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처럼 리츠 수익률이 부진하고 있는 이유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 상승을 이끈 개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등 성장주를 선호하면서 리츠를 비롯한 기존 인컴형 자산이 소외받는 흐름이 나타났다. 아울러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기존 리츠가 기초자산으로 삼던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진 부분도 악영향을 미쳤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중장기적인 투자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 상품인데 최근 증시 유동성이 단기투자에 몰리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리츠가 다시 성장성을 보여주려면 증자와 같은 방법을 통해 신규 자산을 편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리츠들은 디지털 경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으로 기초자산군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미 떠나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 상장예정이던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지난 달 31일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최근 뜨고 있는 일본 가나가와현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편입했지만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 최초의 물류센터 리츠로 주목받았던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도 12월로 미뤘던 상장일정을 내년으로 추가 연기할 예정이다. 아시아 최초로 국내 187곳 직영주유소에 투자해 주목 받았던 코람코에너지리츠 역시 1.5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지난해 시작된 저금리 여파로 주목 받으며 NH프라임 리츠의 경우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개인 투자자가 성장주에 관심을 쏟으면서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변화한 사회 분위기에 맞춰 기초자산 변화를 곧장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저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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