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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1.42’ 민병헌, 꾸준한 기용이 더 큰 문제?


입력 2020.09.06 11:15 수정 2020.09.06 11:15        이용선 객원기자

가을야구 멀어지는 롯데, 민병헌 부진에 고민

시즌 내내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롯데 민병헌 ⓒ 롯데 자이언츠 시즌 내내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롯데 민병헌 ⓒ 롯데 자이언츠

2020 KBO리그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5강이 서서히 좁혀지는 양상이다. 6일 현재 공동 4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6위 KIA 타이거즈에 2.5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 두산과 최근 상승세의 kt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흐름이다.


반면 7위 롯데 자이언츠는 공동 4위 두 팀에 4.5경기 차로 크게 뒤져있다. 롯데는 8월에 14승 1무 8패 (승률 0.636)로 월간 승률 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허문회 감독이 공언했던 ‘8월에 치고 올라간다’가 현실이 됐다. 하지만 9월이 되자마자 4경기에서 1승 3패(승률 0.250)로 뒤쳐지고 있다. 달이 바뀌자마자 갑작스러운 하락세로 돌변했다.


8월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5강 싸움에 끼어들지 못한 롯데는 올 시즌 내내 주축 타자들의 침체에 고민하고 있다. 특히 주장 민병헌이 부진이 심각하다.


민병헌은 2017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해 4년 총액 80억 원에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에서 2년 차 시즌이었던 지난해 타율 0.304 9홈런 4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32를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3.5였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발탁된 유일한 롯데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민병헌은 타율 0.227 2홈런 19타점 OPS 0.574로 극도로 저조하다. 그의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55명의 타자 중 54위로 최하위권이다. 인플레이 시의 타율을 나타내는 BABIP이 올시즌 0.275로 통산(0.332)에 비해 저조하긴 하지만 시즌 타율과 비교하면 딱히 불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롯데 민병헌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민병헌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WAR은 –1.42로 투타를 통틀어 리그 최하위권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는 코칭스태프가 계속 기용하기 어렵기에 주전급 야수의 WAR이 –1을 넘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민병헌의 WAR은 –1.5에 육박한다.시즌 내내 꾸준히 기용되고 있지만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전부 소화할 경우, 추정 득점을 나타내는 RC/27은 민병헌이 2.52다.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민병헌으로 채운다면 한 경기에 2.52점을 얻는다는 뜻이다. 이는 리그 최하위이자 최약체 타선으로 경기 당 평균 득점이 가장 적은 한화 이글스의 3.59보다도 1점 이상 낮은 수치다.


민병헌은 타격의 기본인 선구 능력부터 무너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76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0.31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타석 당 투구 수가 3.57개로 적어 빠른 카운트에 적극적으로 타격하지만 결과가 매우 좋지 않다.


1987년 3월생의 민병헌은 33세 시즌을 치르고 있다. KBO리그의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전성기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나이다. 하지만 시즌 내내 그의 부진이 거듭되니 ‘에이징 커브’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8cm 87kg으로 KBO리그 타자 중에서는 크지 않은 체구라 에이징 커브가 이미 왔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체구가 큰 선수보다는 작은 선수가 에이징 커브가 빠르게 온다는 것은 야구계의 속설이다.


마이너스 WAR를 기록 중인 민병헌 ⓒ 롯데 자이언츠 마이너스 WAR를 기록 중인 민병헌 ⓒ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올해가 3년 계약의 첫 시즌이다. 향후 남은 2시즌을 감안하면 올해는 롯데의 선수층, 즉 뎁스(Depth)를 늘려가며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선수의 이름값에 의존하기보다 새로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며 팀 내 경쟁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부진한 민병헌을 꾸준히 기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물론 롯데는 6일 현재 95경기를 치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5강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에 다소 이른감은 있다.


과연 허문회 감독이 어떤 선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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