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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무기한 총파업…"이쯤하면 됐다" vs. "일방적 정책 철회부터"


입력 2020.09.01 05:00 수정 2020.08.31 21:19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정부 "의·정 협의체 구성하겠다"…의료계에 제안

전공의협의회 "합의문에 '원점서 재논의' 적시 없다" 파업 강행

일부선 "파업 중단 하자는 다수의 목소리 묻혀"

정부가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의사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국회에 여야, 정부, 의료계로 구성되는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사 총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의사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국회에 여야, 정부, 의료계로 구성되는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사 총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의사 총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의사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국회에 여야, 정부, 의료계로 구성되는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면서부터다.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과 정부의 협의체 제안 등으로 의사들 내부에서도 일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지난달 28일 국회, 범의료계와 만나 파업 중단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향후 의료 전문가가 포함된 협의 기구를 구성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립대병원협의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범의료계에서는 이번 약속의 이행을 함께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전협은 1박 2일에 걸친 토론 끝에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내부에서 파업을 중단하자는 의견도 일부 나왔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직접 합의문에 ‘원점에서 재논의’를 적시하지 않아 일방적 재추진의 빌미를 남겼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신을 인턴, 1년차 레지던트, 3년차 레지던트 등이라고 소개한 '어떤 전공의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비대위 다수가 타협안대로 국민 건강과 전공의 전체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길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대위의 의견이 무시된 상태에서 일선의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회의(대표자회의)에서 졸속 의결해 파업을 밀어붙이게 됐다"며 "비대위 다수의 의견을 건너뛰고 대표자회의를 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 비대위는 "'어떤 전공의들'에서 주장하는 비대위의 의견이 무시된 상태로 의결이 졸속 진행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비대위는 집행부이며 공식 의견은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에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 대다수가 각 단위병원 전공의 대표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본인 병원의 의견과 대표 개인의 의견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집행부 내부에 온건파와 강경파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의견 교류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집행부의 의사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결정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면 됐다"는 전공의 글 올라오자… 의협 "진짜 의사 맞나" 의혹 제기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페이스북 '일하는 전공의' 계정에 "환자들이 기다린다. 하루빨리 파업을 멈추어달라"며 이 정도면 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전공의라고 밝힌 익명의 작성자는 "'젊은의사 단체행동'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행동이 의대생, 전임의, 교수님, 일선 의사 등을 움직여 한목소리를 낸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정부를 설득해 '협의하겠다'는 말도 얻어냈다. 어떤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이후 의료 정책에서도 의사의 의견이 중요할 것임을 충분히 알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페이스북 운영자가 진짜 의사가 아닐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협은 "SNS상에 개설된 일하는 전공의 페이지 운영자와 온라인상으로 대화를 나눈 복수의 회원들로부터 (운영자가)의사가 아닌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정작 수부(손)에 대한 기초적인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었다.


손바닥에 위치한 8개의 뼈는 의과대학에서 시험에 단골 주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영문 앞글자를 따 '호시탐탐' 등 약어로 암기하는데, 운영자는 이러한 것을 묻는 말에 동문서답을 했다는 것이다.


의협은 해당 계정의 운영자가 중국 동포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글 내용이 전혀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쓴 거 같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하면서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가 "이 페이지가 정말 근무한 사람이 적었는지 '회의'하시는군요"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회의하다'는 의심하다의 중국식 표현으로 한국에서는 어색한 표현이라고 의협은 지적했다.


한편, 의협이 오는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 경희대 의대, 서울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울산대 의대, 전남대 의대, 이화여대 의대, 한양대 의대, 가천의대 등의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파업으로 인해 제자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들이 단체행동에 동참하게 되면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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