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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만 하는 문대통령…"박근혜 시절과 뭐가 다른가"


입력 2020.08.25 13:20 수정 2020.08.25 14:04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취임시 "주요 사안 직접 언론 브리핑" 공언했지만 안 지켜

참모진 회의서 대국민 메시지 주로…"일방적 메시지" 지적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28일 '공군 1호기' 이륙 직후 기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28일 '공군 1호기' 이륙 직후 기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과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지난 23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바로 '불통'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전 정권과 별반 다른 게 없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정가에서는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민심을 읽기보단, 일방적인 메시지를 내는 소통 방식을 추구한다고 지적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 대상은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와 광화문 집회 참석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가 방역 체계에 도전하며 방역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거나 협조를 거부하는 행위들이 코로나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문 대통령의 발언 의도와 함께 해당 발언을 한 '자리'를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왔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보좌관이 참석 대상인 이 회의는 월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열리며, 문 대통령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주로 이뤄진 자리다. 부동산 대책으로 민심 이반이 심화할 때도,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논란이 한창일 때도 이 자리에서 관련 발언이 나왔다.


당초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주요 사안은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등으로 '소통 대통령'을 약속했다. 취임 일주일 전에는 "대변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처럼 직접 나서서 수시로 브리핑한 대통이 되겠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당시 언론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 횟수가 적어, 잘못된 국정 운영을 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공약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소통 성적'은 초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문 대통령의 소통 자리는 정례적으로 진행하는 '신년 기자회견' '취임 기념일 기자회견' 등을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문 대통령이 언론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한 자리는 △2017년 6월 28일 기내간담회 △2017년 9월 22일 기내 간담회 △2017년 12월 19일 체육부장단 기자간담회 △2018년 12월 1일 기내간담회 △2019년 11월 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년 국민과의 대화 뿐이다. 이 마저도 일부 자리에서는 질문에 제한을 뒀다.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신하지만, 참모진이 참석 대상이라는 점에서 일방적인 메시지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여권이 전 정권에 항상 지적했던 건 '불통'"이라며 "문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지금처럼 국민의 불만이 많을 때 대통령이 제대로 나서서 풀어나가야 한다"며 "수보회의 모두발언의 수신 대상을 국민으로 정하고 메시지를 내는 건 옳지 못하다"고 했다.


진 전 교수도 지난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안 한지 꽤 오래되지 않았나"라며 "질문을 다 받고 반박하는 게 지금 전혀 없다. 대통령이 나와서 협치를 말했는데, 그 다음에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연설이 겉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듣자하니 (측근들이) 대통령을 못만나게 한다고 한다"며 "그러니 행사할 때 하나마나한 이야기나 하는 의전용(대통령이 돼 버렸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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