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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위험·경고 종목 사상 최대…'묻지마 투자' 역풍 경보


입력 2020.08.12 05:00 수정 2020.08.11 20:3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올해들어 투자위험·경고 지정 건수 각각 25건, 251건…2008년 집계 이래 최대치

코로나 급락 후 반등 구간 3~7월 건수는 사상 최대…"이유없는 급등주 주의해야"

올해들어 투자위험·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해 투기거래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위험 지정이 풀리자마자 급등하는 종목들마저 생겨나면서 전문가들은 각별한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픽사베이 올해들어 투자위험·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해 투기거래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위험 지정이 풀리자마자 급등하는 종목들마저 생겨나면서 전문가들은 각별한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픽사베이

올해 주식시장 반등 국면에서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건 수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데도 급등하는 종목이 잇따르면서 추격 매수 경보가 켜지고 있다. 아울러 투자위험 지정이 풀리자마자 다시 급등하는 종목까지 나타나자 이 같은 '묻지마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번 달 10일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투자위험 종목 지정 건수는 총 2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위험 종목 지정 건수인 19건보다 6건 많은 규모다.


이어 ▲2018년 21건 ▲2017년 24건 ▲2016년 17건 ▲2015년 22건 ▲2014년 8건 등 최근 6년 동안 연간 총 지정 건수를 상회한 수치이기도 하다. 각 해 8월까지 지정된 건수만 놓고 보면 2008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치다.


투자위험 종목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기적인 수요·매매가 진정되지 않고, 주가가 지속 상승할 경우 지정된다. 거래소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시장경보다. 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된다.


위험 전 단계인 투자경고 종목도 늘어났다. 올해 8월 10일까지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는 총 251건이다. 지난해 전체 177개보다 41.8%(74개) 늘어난 규모다. 연간 8월까지만 놓고 보면 경고 지정 건수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거래소는 특정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다. 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주가가 급등할 경우 위험 종목으로 지정된다. 경고 조치를 받으면 해당 종목을 매수할 경우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올 들어 위험·경고 종목 지정 건수가 늘어난 건 확대된 주가 변동성 때문이다. 월별 위험으로 지정된 종목이 7건으로 가장 많았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2030.82~2195.69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며 변동폭을 키웠다. 6개가 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7월에도 지수 변동폭은 2106.70~2267.01포인트 사이로 큰 편이었다.


굵은 글씨는 중복 지정 종목 ⓒ데일리안 굵은 글씨는 중복 지정 종목 ⓒ데일리안

지수 변동에 편승한 투자자들이 일부 종목을 대량 매수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이 같은 현상이 위험종목 지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되며 1457.64~2085.26포인트로 사이에서 움직였던 3월에도 5개가 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위험·경고 종목 지정은 주가 이상 급등을 제어하는 수단이어서 통상 지수 상승장에서 주로 발생한다. 코스피는 지난 11일 2년 2개월 만에 2400포인트를 넘기면서 뚜렷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경우를 보면 상반기에 코스피 평균지수가 1957.75포인트로 하락할 땐 투자위험 종목이 3개에 불과했는데 외국인이 44일 동안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2020.82포인트로 급격히 상승하자 9월부터 4개월 간 우선주를 중심으로 20개가 넘는 위험 종목이 발생했다"며 "이처럼 위험 종목은 주로 상승장일 때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려할 점은 위험으로 지정된 종목에 유동성이 더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멕아이씨에스는 3월 30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31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 뒤, 다음 달 1일 거래가 재개됐는데 이날에만 29.92%(5850원) 급등한 채 장을 마감했다.


6월 11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12일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삼성중공우 역시 다음 거래일인 15일 29.90%(10만1500원) 오른 채 장을 마쳤다. 투자위험으로 지정된 종목이 오히려 '인기 있는 종목'으로 변해 거래 재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른 바 묻지마 투자가 횡행했기 때문이다.


경고·위험으로 중복 지정된 종목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특히 ▲신풍제약 위험 2회, 경고 4회 ▲삼성중공우 위험 2회, 경고 2회 ▲멕아이씨에스 위험 2회, 경고 2회 ▲한화솔루션우 경고 2회 등도 중복 종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 들어 증시 급락, 급등이 지속돼 위험 및 경고 지정이 많아졌는데 특히 반등 과정에서 우선주 등 일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급등했다"며 "지금도 증시가 상승흐름을 탄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중복 지정되거나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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