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은행 ATM 5.6만대…2013년보다 1.4만대 줄어
지역 불균형 심화…고령층·장애인 등 취약 계층 소외 우려
한국은행이 금융당국과 함께 은행 자동화기기(ATM)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온라인뱅킹의 일상화로 ATM이 계속 줄어들면서 국민들의 현금 이용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ATM 설치 대수는 총 5만5800여대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3년 말(7만100대)에 비해 20.4%(1만4300대)나 줄어든 숫자다.
한은은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 간 공조 없이 각 은행별로 ATM 운영 전략을 지속할 경우 지역별로 ATM이 과잉 또는 과소 공급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국내 ATM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단위면적(1㎢)당 ATM이 가장 많은 서울(약 36대)과 가장 적은 강원·경북·전남(0.3~0.4대) 사이의 지역 간 격차는 약 100배 이상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같은 ATM 축소와 편중으로 인해 디지털 지급수단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계층이 지급수단 이용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뱅킹과 각종 간편결제 등의 이용이 어려울 수 있는 고령층, 장애인 등이 ATM 감소 및 지역적 불균형 등으로 인해 현금 접근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한은은 금융위원회와 손잡고 은행권과 긴밀히 협의해 ATM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들의 현금 접근성 보장을 위한 종합 대응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권과의 협의채널 및 관련 공동사업은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산하 금융포용위원회를 통해 진행된다. 한은 부총재를 의장으로 하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금융정보화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된 금융권 협의체로, 그동안 CD·타행환·전자금융공동망 등 금융공동망 구축, 금융표준 제정 등을 담당해 왔다.
우선 한은은 은행권 ATM 실태 파악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ATM 정보 제공 인프라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맹점 입출금 서비스 등 ATM 대체 인프라 이용을 활성화하고, 은행권 ATM의 급격한 감소 방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ATM의 급격한 감소 방지 방안은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금융포용위원회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필요시 밴(VAN)사 등 여타 이해관계자들도 논의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