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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국내 빅5 ICT 기업 시총 미국 15분의 1에 불과"


입력 2020.08.10 06:00 수정 2020.08.09 21:3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글로벌 톱 100에 삼성전자 1곳...美 57개·中 12개·日 11개

산업혁신, 제조업·IT와의 융합 핵심…테슬라·MS 등 부상

3개국 톱 5 ICT기업 시가총액 합계 비교.ⓒ전국경제인연합회 3개국 톱 5 ICT기업 시가총액 합계 비교.ⓒ전국경제인연합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부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나 정작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와 가치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10일 지난 10년간 한국·미국·중국 등 주요국 증권시장 시총 상위 5개 ICT 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ICT 기업의 가치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에 비해 각각 15분의 1과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디지털기업들의 시총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그 규모도 현저히 작다는 분석이다.


3개국 증시 상위 5개 ICT기업들의 시가총액 총합계에서 국가별 기업의 가치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5개 기업의 시총 합이 약 8092조원으로 그 규모는 대한민국 정부의 올해 본 예산(512조원)보다 16배에 달한다. 중국은 약 2211조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톱 5 ICT기업의 시총 합은 약 530조원에 불과했다.


특히 인터넷 포털 및 전자상거래 기업 간 차이가 컸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2개사의 시총은 약 83조원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 1개사의 시총(120조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해외매출 비중이 네이버 30%대, 카카오는 아직 공식통계가 없는 실정으로 미·중 인터넷 기업에 비해 글로벌 영향력이 미미해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느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톱 100 ICT에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1곳에 불과해 미국(57개)은 물론, 중국(12개)과 일본(11개) 등에도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 IT강국의 초라한 위상이 드러났다.


미국은 애플·넷플릭스·테슬라 등 글로벌 스타기업을 보유하며 가장 많았고 중국 역시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를 내세워 2번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11개)과 유럽(10개)에 이어 떠오르는 ICT 강국 인도가 3개사로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가 11위에 올라 글로벌 시장 지분율이 단 1%에 그쳤다.


또 주요 ICT기업의 지난 10년간 시총 증가 속도 또한 한국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미국 5개사 시총 합계의 연평균 증가율이 29.4%, 중국 5개사가 70.4%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연평균 23.4% 증가에 그쳤다.


일례로 카카오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63.1%)을 했음에도 중국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메이퇀 디엔핑(247.2%)에는 미치지 못했으며 다른 한국 기업들은 연평균 7~18%대 성장에 그쳤다.


현재 국내 디지털 기업의 시가총액도 코로나19 국면을 맞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디지털 산업으로의 재편은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아직까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전경련은 국내 제조업이 성장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중심의 국내 기업에 있어 IT 디지털기업의 육성은 물론, 기존 제조업과 IT 분야간 융합은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숙제인 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 등 기존산업에서 디지털 혁신 및 융합에 성공한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MS는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총 20년간 시총 1~4위 차지하다가 애플과 구글 등 후발 IT기업에 밀려 ’09년에는 시총 1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업 확장과 구독 서비스 제공 등의 변화를 통해 오는 2020년 현재 애플과 시총 1위를 다투며 디지털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동차를 디지털 디바이스 개념으로 개발함으로써 패러다임을 전환한 테슬라는 지난 10년간 시총 연평균 증가율 64.3%를 기록해 현재(지난 8월4일 기준) 시총 16위로 톱 10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연평균 4.5%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MS는 독보적 위치에 있으나 끊임없는 디지털 혁신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했고 테슬라는 전통제조업인 자동차산업을 디지털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 사업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시총을 통해 알 수 있는 기업가치는 실제 시장이 바라보는 향후 전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미래향방을 제시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카카오의 시총 톱10 진입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가 디지털 이코노미로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우리 경제의 디지털화는 주요국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IT강국 코리아가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 그 위상을 이어가려면 디지털 혁신과 기존 산업과의 결합을 위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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