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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향배에 촉각 곤두세우는 보험사 왜


입력 2020.08.09 06:00 수정 2020.08.08 21:3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총 160조 정부 사업 추진…기관 장기투자 중요성 커져

기존 악재 돌파구 마련 주목…"시장 변화 대응안 필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지난 7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 1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 1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지난 7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 1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 1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의 향배를 둘러싸고 보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정책으로 기관의 장기투자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장기투자에 대한 보험업계의 수요는 크지만 지금까지 여러 주변 여건이 이를 저해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변화되는 시장 환경에 맞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 단위의 발전 전략인 한국판 뉴딜 청사진을 발표했다. 핵심 골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극심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구조적인 대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그린 뉴딜 방안이다. 정부는 이런 경제 구조 재편 등에 따른 고용·소득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총 160조원에 달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한국판 뉴딜의 성공 관건으로는 사업 초기의 대규모 재정 투자와 함께 투자 환경 개선을 통한 대규모 민간 투자 연계가 꼽힌다. 이에 단기 비생산적 부문에서 장기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장기 기관 투자자의 역할이 점차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장기 기관투자자인 보험사 입장에서도 저금리 환경 심화와 자본규제 강화 등에 따라 장기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심화하는 저금리가 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익률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국내 채권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만큼, 최근의 저금리가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그에 따른 자본규제로 인해 보험업계의 장기채권 편입 유인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장기채권 시장 규모는 제한적인 현실이다. IFRS17은 부채에 대한 시가평가가 기반인 만큼 자본 및 손익 변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금리위험 관리가 중요해져 장기채권형 상품 편입 유인이 증가하는 반면, 주식형 상품의 경우 위험평가액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추이를 보면 국내의 생산적 부문을 향한 장기 자금 공급을 역할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이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국내 채권형 상품 비중이 66%로 절대적이고, 특히 국·공채 등 공공부문 발행 채권 비중(38%)이 높다. 특히 최근 보험회사의 장기투자 확대는 국내보다 해외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장기투자를 제약해 온 요인으로는 매력적인 투자처의 부족과 규제, 단기성과주의 등이 거론된다. 우선 장기 투자자산에 대한 투자정책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면, 보험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시가평가 기반의 IFRS17 도입도 보험사의 시장 변동성을 견뎌내는 능력을 감소시켜 장기투자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돼 왔다. 짧은 기간을 대상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성과와 위험 평가를 진행해 온 점도 장기투자를 꺼리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한국판 뉴딜을 계기로 장기투자자로서 보험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 정책과 규제 체계를 재편하고, 지배구조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 투자시장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안정적이고 접근 가능한 장기 투자자산이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며 "적합한 투자 유인과 위험 전가 기회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에 적용하는 회계, 자본규제와 관련해 장기투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더불어 보험사의 투자 의사 결정 지배구조를 장기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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