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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금리 내렸다고 은행 수익성 악화 안돼"…금융불안 우려 반박


입력 2020.08.05 16:51 수정 2020.08.05 16:51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KDI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은행들, 시장 지배력 바탕으로 예금금리·대출만기 등 조정 가능"

"코로나 위기 금리 결정시 은행 수익성 악화 고려할 필요 없어"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수익성과 정책금리 간의 관계. ⓒKDI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수익성과 정책금리 간의 관계. ⓒKDI

정책금리를 내렸다고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지는 않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은행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예금금리 조정, 대출만기 조정 등을 통해 순이자마진(NIM) 등을 금리 인상기와 마찬가지로 높게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발간한 KDI 정책포럼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의 원자료를 토대로 콜금리 변화에 따른 예금·대출금리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콜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하락하면 예금금리는 그 절반 수준인 0.53%p 인상·인하됐다. 대출금리는 0.58%p 인상·인하됐다. 따라서 순이자마진 변동폭은 0.05%p 수준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정책금리보다 예금금리를 훨씬 더 낮게 조정할 수 있는 데는 예금시장에서의 높은 지배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기준 상위 5개 은행의 은행예금시장 점유율은 75% 수준이다. 지난 2016년 케이뱅크가 은행업 인가를 받기 전까지 24년 동안 국내에선 신규 은행의 시장진입이 전무할 정도다.


황 연구위원은 "정책금리가 변하더라도 예금금리는 상당히 둔감하게 변동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은 예금시장 지배력이 높고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에 정책금리와 관계 없이 금리변동형 상품을 취급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예금금리도 바로 따라 내려가는 게 아닌 데다, 은행들은 전체 대출 가운데 장기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순이자마진이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저금리는 대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총 이자이익(순이자마진×대출액) 자체는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관찰된다. 보고서가 인용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1955~2015년 사이 미국의 단기 시중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0~16% 사이에서 큰 폭으로 변동한 반면 은행들의 평균적인 순이자마진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각각 2~3%, 0~1% 범위 내에서 미미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저성장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요청되고 있는데,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은행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을 (통화정책의)제약요인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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