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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쏟아낸다는데…'짓눌린' 건설주 힘받나


입력 2020.08.06 06:00 수정 2020.08.05 16:0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GS건설 다시 3% 하락...14% 급등한 자이에스앤디는 ‘유지’

“중소규모 건설사·개발사 호재...인테리어업체 선별적 매수”

서울·수도권 지역에 13만2000가구를 공급하는 대책이 발표되면서 국내 건설주의 수혜 기대감이 형성됐다. 사진은 서울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수도권 지역에 13만2000가구를 공급하는 대책이 발표되면서 국내 건설주의 수혜 기대감이 형성됐다. 사진은 서울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서울·수도권 지역에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국내 건설주의 추가 상승 여력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책이 그동안 악재에 짓눌려있던 건설주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실효성을 둘러싼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만큼 중소형사들과 달리 대형사들의 수혜 기대감은 약하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GS건설은 전장 대비 3.01% 내린 2만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대림산업(-2.42%), 대우건설(-2.33%), 현대건설(-1.73%), KCC건설(-2.10%)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전날 3~6%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마감한 뒤 이날은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전날 14.85% 급등한 자이에스앤디는 이날도 주가 변동이 없었고 HDC현대산업개발(6.05%)도 아시아나항공 이슈가 겹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대형 건설주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속 해외수주 부진에 따른 저성장 우려, 정부 규제 정책이 더해져 주가가 큰 폭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가 8.4 정책을 내놓으며 신규 주택 공급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형성됐다.


정부는 전날 5번째 공급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13만2000호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군 골프장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등 공공 유휴부지를 공공택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으로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한다.


증권가는 정부의 공급정책의 큰 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은 주거 선호도가 높고 가격 상승이 빠른 핵심 도시의 수요 분산에 초점을 맞춰왔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재건축·재개발의 용적률 완화가 과거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처음으로 수요의 분산이 아니라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한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증가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로 세금 확대 등을 적용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실제로 재건축에서 250%->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이뤄질 경우 늘어난 용적률의 125%는 정부 소유, 나머지 125% 중 절반 수준은 초과이익환수로 회수되는 구조로 조합의 실질적인 사업성 개선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정책을 사업성 개선이 아니라 인허가 규제 완화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재건축·재개발 확대가 본격화되는 등 공급 확대의 의미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또 “정부 보유 토지에 대한 용적률 상향 및 공급 확대 계획은 대부분의 공공 주택 건설을 담당하는 중소형 건설업체의 수혜가 될 전망”이라며 “주택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대형 건설업체와 중소형 건설업체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수익성 훼손 요인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고밀 재건축 도입 부문에선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훼손하는 분양가상한제·재초환 등의 규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없었고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만 있다는 점에서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실제 참여율이 발표한 공급물량인 5만호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신 연구원은 “이번 정책에서도 수도권, 특히 서울의 경우 추가적인 대규모 택지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 주 먹거리인 정비사업 규제완화에 대한 시그널이 없었다는 점에서 대형사 주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면 주택공급의 순증효과 확대를 위해 가로주택 및 중소규모 개발 확대는 필수적으로, 중소규모 건설사와 개발사의 경우 펀더멘탈과 센티멘트 모두 견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형사의 리레이팅을 위해선 결국 가장 큰 먹거리인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형 건설주들이 벌어들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영속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 물가상승률 수준의 성장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고 수급이 비어있었던 대형 건설주에 이번 정책이 단기성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디레이팅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벨로퍼, 인테리어 업체 위주로의 선별적 매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디벨로퍼의 자산가치·사업성의 증가가 기대되고 쉽게 꺼지지 않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감안하면 인테리어 업체 실적 호조 역시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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