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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여당 독주에 무기력한 통합당, '두손 두발' 다 들었나


입력 2020.08.02 00:10 수정 2020.08.02 06:44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속수무책 당하는 통합당의 속내는 뭘까

당 일각선 '이대로라면 내년 선거는 유리' 평가

당 안팎에선 "사과 떨어지기 기다린다" 비판도

지난달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주택밈대차보호법이 상정된 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조수진 의원의 반대토론이 끝나자 집단 퇴장하고 았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주택밈대차보호법이 상정된 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조수진 의원의 반대토론이 끝나자 집단 퇴장하고 았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독주, 그리고 속수무책. 최근 국회의 상황은 이 두 단어로 설명된다. 단독 개원으로 시작한 21대 국회에 걸맞게 공룡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독주'의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를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다. 전략을 짜야 할 중진들은 모습이 보이지 않고, 어떻게든 싸워보고자 하는 초선 의원들은 일방적인 수적 열세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는 혹독한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전월세 시장의 뿌리를 흔드는 부동산 임대차 관련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지난달 30일, 당 안팎에서 나온 평가다.


통합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도 신청하지 않았다.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연이어 열고 여당의 입법 독주 대책에 대해 머리를 맞댔지만, 필리버스터에 대해선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통합당은 결국 본회의에 출석해 반대 토론만 하고 법안 표결엔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5분 발언에 나섰던 '경제통' 윤희숙 의원의 발언은 이후 상당 기간 '명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호평을 받은 셈이지만, 그럴수록 만약 통합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면 더 많은 의원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은 짙어진다.


다수의 통합당 의원들은 이같은 평가에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결국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열패감에 젖어 법안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 여론의 반전을 꾀할 기회조차 스스로 박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통합당이 원내 투쟁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는 각종 특위 역시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윤미향-정의연 진상규명 TF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하는 성폭력대책 특위 등은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안이지만, 야당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데다 피해자와의 직접 소통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폭력대책 특위에 합류한 한 위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솔직히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통합당과 함께 하길 원치 않았다"며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한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이처럼 별다른 대책이 없는 당 상황에 대해 "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사과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1야당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한편, "당내 일부 중진들은 '이대로 가면 우리가 내년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조사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 통합당 지지도가 43주 만에 민주당을 앞선 것에 대해서도 당내 평가가 엇갈렸다. 한 통합당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말한 반면, 또 다른 통합당 의원은 "국민 여론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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