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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0년 맞은 김승연 회장②] 승부사의 매직...석화넘어 방산·항공우주 개척자로


입력 2020.08.01 07:00 수정 2020.07.31 22:1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취임 1년만에 잇따른 인수로 석유화학 그룹 주력사업 자리 잡아

리스크보다 기회를 내다 보며 방산·항공우주산업 거침없는 행보

IMF 이후 대한생명 인수로 금융 강화...위기때 더욱 과감한 도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그룹

지난 1952년 설립된 한화그룹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데는 총수 취임 40년째를 맞은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1981년 부친인 김종희 창업주가 만 59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만 29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지만 어린 나이에도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러한 승부사적 기질은 한국화약을 모태로 했던 한화의 사업 영역을 석유화학과 금융으로, 방산과 항공우주 분야로 넓히는 원동력이 됐다.


◆ 젊은 총수의 지난 40년간의 과감한 도전 성공사


주요 대기업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취임 1년 만인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이러한 도전적 기질을 보여줬다.


이후 1984년 한양화학, 한국다우케미칼, 한양화학지주 3개사를 합병하여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을 설립하면서 석유화학이 그룹의 주력 사업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한양화학은 1994년 한화종합화학, 1999년 한화석유화학, 2010년 한화케미칼 등으로 이어지며 그룹의 주축으로 자리잡아 도약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


한화케미칼은 올 1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합병을 완료하고 한화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 석유화학·태양광과 함께 고기능성 소재 분야 솔루션까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제 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의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한화시스템

김승연 회장의 숭부사적 기질은 남들이 노라고 할 때 예스를 외친 뚝심경영의 성과로 이어졌다.


한화그룹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인수합병(M&A)딜로 꼽히는 삼성과의 빅딜이 대표적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석유화학)·삼성테크윈(항공부품)·삼성탈레스(방위산업)를 인수하는 2조원대 초대형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


또 두산그룹 방산업체였던 두산DST도 인수해 한화테크윈의 지상방산부문과 결합시켜 한화디펜스로 출범시켰다.


당시만 해도 M&A 규모로 인해 한화의 무리수라는 평가와 함께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의 성과만 놓고 보면 우려는 기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에 방산을 넘어 항공우주산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내다본 김 회장의 선택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게 됐다.


사명을 바꾼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은 석화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고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으로 변모하며 방산과 항공우주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 미래 비전 내다본 선택, 위기에 강한 도전 정신


미래 비전을 내다본 선택도 탁월했다. 현재 한화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도 김승연 회장의 선견지명이 제대로 발휘된 결과물이다.


태양광 사업이 생소했던 초창기부터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하고 기업들을 M&A하며 사업을 육성해 나갔다. 지난 2010년 나스닥 상장사였던 솔라펀파워홀딩스에 이어 2012년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워나갔다.


미국 애리조나주 한 주택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한화큐셀 미국 애리조나주 한 주택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한화큐셀

이후 10년간 태양광 사업이 폴리실리콘·셀·모듈 가격 하락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은 태양광을 완전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게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태양광 전도사로 활약하며 후계자로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도 기여했다.


특히 그의 승부사적 기질은 위기때 더욱 빛을 발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평가가 높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2년 단행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였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업에 손을 대는 것이었고 당시 대한생명의 누적손실이 2조3000억원에 달하던 상황이었다.


재계에서 한화의 인수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많은 우려를 나태냈지만 이후 6년만에 누적 손실을 완전히 해소하며 우려를 기대로 바꿔 놓았다.


대한생명 인수는 한화가 금융 부문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됐고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에도 흔들림 없는 행보로 이어졌다. 한화는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해 한화투자증권과 합병하며 금융 사업을 더욱 키워 나갔다.


김 회장의 첫 M&A 작품이었던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도 1년 전 1981년 3차 석유파동이라는 위기를 겪은 뒤 도전한 승부수 였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안목과 도전적 자세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재계 순위 7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김승연 회장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며 “많은 리스크에도 거침없이 도전하는 승부사의 기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영자들이 정말 본받을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로고와 서울여의도63빌딩 본사 전경.ⓒ한화생명 한화생명 로고와 서울여의도63빌딩 본사 전경.ⓒ한화생명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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