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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미투' 피해자 "2차 가해 심각, 삶 무너졌다"


입력 2020.07.31 09:32 수정 2020.07.31 09:33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화면 캡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화면 캡처

배우 고(故) 조민기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사건 피해자가 2차 피해로 고통받았다고 토로했다.


3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는 故 조민기 미투 사건의 피해자들이 나와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2018년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조교수 재직 시절 다수의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찰 조사를 앞뒀던 그는 그해 3월 9일 극단적 선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에 성추행 관련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조민기 미투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들은 2차 가해에 시달렸다. 피해자는 "그날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며 "제가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자살 이후의 저의 일상이다"라고 고백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살하고 제일 먼저 본 댓글은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라는 글이었다"며 "그가 죽길 바라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왜 그가 사라져서 우리가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 인생에서 이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고 믿어지지 않고 허무하다.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라는 댓글을 보면 '아 진짜 나 때문에 죽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는 점점 심각해졌다. 피해자는 "'밤길 조심해라', '너희를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성 익명의 메시지 등 자료를 수집했지만 결국 2차 가해자들을 고소하지 않았다. 왜냐면 '누가 또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는 직장 상사가 저한테 (가해자가) 죽으니까 어때요?'라고 물은 적 있다. 그래서 '허무하죠'라고 말한 뒤 도망쳤다.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말했을 때 세상이 무너졌다.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괴로웠고 '나도 죽어야겠구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민기 미투 사건과 관련해 청주대학교 관계자 징계 처리는 어떻게 됐을까. 청주대 측에서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에 보낸 답변에는 석달간 피해 조사를 했고, 책임이 있는 교직원을 확인해 징계를 내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청주대학교 진상조사위원장은 제작진과 통화에서 "(관련) 교수님들은 다 징계를 받으셨다.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그렇다"고 말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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