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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HDC현산 사실 왜곡 중단해야...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입력 2020.07.30 15:16 수정 2020.07.30 15:1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재실사 요구에 최후통첩...거래종결 위한 협력 강조

"진전성 있으면 인수 이후 점검 관련 협의 응할 것"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의 재실사 요구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다시 불투명해진 가운데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HDC현산에 사실 왜곡을 중단하고 거래 종결(딜 클로징)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미 영업·재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HDC현산의 주장을 반박했다. 다만 HDC현산이 거래 종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전제 하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금호산업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 HDC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지난해 12월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산 인수준비위의 실사·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이에 따라 HDC현산이 현재까지도 인수준비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는 것이 금호산업의 주장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계약체결 이래 지난 7개월 동안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MI: Post-Merger Integration)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HDC현산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 CI.ⓒ금호산업 금호산업 CI.ⓒ금호산업

◆ 금호산업, HDC현산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진정성 촉구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문제 삼은 선행조건 충족과 재점검 사항에 대해서도 하나씩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의 이슈 모두 이미 현산 최고경영진에 보고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라임사잔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이 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산에 설명할 때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고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재점검을 요청해 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은 피인수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추가 설명을 하고자 노력했다"며 "추가적으로 설명이 필요하거나 자료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누차 알렸으나 인수인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이 제기하는 문제는 거래 종결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현산이 조속히 거래 종결을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 종결에 대한 진정성없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금호산업의 입장이다.


이달 초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해외국가에서의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딜 클로징(거래 완료)를 위한 마지막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선행 조건이 다 충족됐으니 HDC현산이 계약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금호산업의 판단이다.


금호산업은 "거래 종결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인수상황을 재점검하고 인수조건을 재협의 하기 위한 명목으로 올 하반기에 약 3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추가 실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며 "법률 및 계약상 근거가 없고 M&A 거래 관행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을 갖고 거래 종결에 성실하게 임한다면 협의할 수 있다며 일말의 여지는 남겨 놓았다. 재실사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가지고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할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현산과의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표명하면서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거래 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 금호산업, HDC현산의 공세에 적극 대응 나서...아시아나 M&A 변수 될까


금호산업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HDC현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빌미로 지난달 채권단에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한 데 이어 최근에는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재실사 요구를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앞서 현산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요구했다.


이에 재실사가 인수포기를 위한 명분 축적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자 이를 부인하며 확고한 인수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HDC현산은 30일 입장자료를 통해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고 29일 오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 예고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맑혔다.


하지만 재실사 요구를 거둬들일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서 재실사는 반드시 요구돼야 하는 필수적 과정"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해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 결코 정상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단과의 공동 실사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HDC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 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하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진행으로 인수계약 당시상황과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실사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의 추가부실을 막고 미래 불확실성 감내여부와 계약 당사자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이 어느 정도 희생을 분담해야할 지 지금보다 발전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HDC현산의 공세에도 채권단과의 문제라며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금호산업이 적극적인 대응 모드로 나서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결국 HDC현산의 본심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채권단이 재실사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가 관건인 상황에서 금호산업이 적극 반격에 나서면서 인수 성사를 위한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어 M&A 성사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렬시 양측의 공방이 법정으로 옮겨가 치열한 소송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체결 이후 실사를 통해 어느 정도 나타났던 인수에 대한 양사간 시각차가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더욱 벌어진 양상"이라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사례처럼 양사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결렬시 인수 책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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