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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00패 현실화’ 한화, 탈출구가 없다?


입력 2020.07.26 11:18 수정 2020.07.26 10:39        이용선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재량권 없는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 위기

시즌 종료 뒤 성적표보다 쇄신책에 주목해야

최하위 한화를 이끌고 있는 최원호 감독대행 ⓒ 한화이글스 최하위 한화를 이끌고 있는 최원호 감독대행 ⓒ 한화이글스

2020 KBO리그에서 한화 이글스가 참혹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화는 26일 현재 68경기를 치러 17승 51패 승률 0.250으로 최하위다.


5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6월 1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까지 한화는 18연패를 당해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14연패가 확정된 6월 7일 대전 NC전 직후에는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이후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가 수립되었지만 연패는 쉽사리 끊어지지 않았다.


18연패 이후에도 한화는 여전히 부진하다. 7월 16일 수원 kt전을 기점으로 다시 7연패에 빠져 있다.


현재의 승률이 유지된다면 한화는 36승 108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KBO리그의 한 시즌 최다 패는 1999년 쌍방울, 2002년 롯데의 97패지만 한화가 이를 훌쩍 넘기며 사상 첫 100패 팀이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가 최약체로 전락한 이유는 투타에 걸쳐 모두 장점이 없이 리그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화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5.5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831로 모두 10위다. 피홈런은 83개로 리그 최다인 반면 선발 투수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9개로 리그 최소다.


한화 타선은 타율 0.236 홈런 36개 OPS(출루율 + 장타율) 0.638로 전부 최하위다. 경기 당 평균 득점 역시 3.38로 역시 리그 최소다. 한화는 SK 와이번스와 함께 규정 타석 3할 타자를 보유하지 못한 단 두 개의 팀이다.


호잉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반즈 ⓒ 한화 이글스 호잉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반즈 ⓒ 한화 이글스

KBO리그의 팀 성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농사도 흉작이다. 서폴드가 5승 8패 평균자책점 4.67, 채드벨이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7.96으로 지난해 동반 10승의 명성이 퇴색했다.


3년 차 외국인 타자 호잉은 타율 0.194 4홈런 14타점 OPS 0.577에 그치다 6월 말 퇴출됐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반즈가 영입됐지만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설령 반즈의 방망이가 살아난다 해도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홀로 바꿀 수 있는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그야말로 ‘대행’에 불과하다. 자신의 야구관을 펼치기도 쉽지 않고 재량권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최근 한화의 라인업 및 선수 기용은 베테랑과 유망주 사이에서 모호한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취사선택해 확실히 밀어주는 뚝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베테랑을 앞세우고도 최하위로 추락했으니 유망주의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편이 낫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에 2군에서 착실히 기량을 연마해야 하는 유망주들이 급하게 1군에 올라와 좌절만 맛보면 성장이 저해된다며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팀 성적의 굴욕적 추락에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한화의 정민철 단장 ⓒ 한화 이글스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한화의 정민철 단장 ⓒ 한화 이글스

한화의 추락에는 프런트의 책임론도 피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 약점을 노출해 이미 내리막이었던 호잉의 재계약이나 장시환 트레이드 외에는 별다른 영입이 없었던 스토브리그를 감안하면 추락은 필연적이었다는 비판이다. 지난해 9위로 내려앉고도 외부 FA 영입 등 과감한 전력 보강에 나서지 않은 소극적 행보의 대가를 비싸게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손쉬운 승수 쌓기 제물로 전락한 한화로 인해 KBO리그의 흥미 반감이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불거지고 있다. 한화가 올 시즌의 끝자락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리고 그보다 더욱 중요한 쇄신책을 어떤 형태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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