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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진성준이 文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 정곡을 찔렀다


입력 2020.07.19 08:30 수정 2020.07.19 05:08        데스크 (desk@dailian.co.kr)

"비싼 집 사는 게 죄 아니다"라는 원성 심상치 않을 것

"집값 안 떨어질 것"...22번째 누더기 될 것이란 고백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대통령 문재인을 결정적으로 잡는 사건은 아마도 박원순의 성추행이 아닐 것이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국회 상임위윈장의 집권당 싹쓸이 같은 문제도 민심을 많이 흔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큰 폭발력을 갖는가? 돈이다.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고, 돈이 들어오지는 않을 때 민심은 간단히 이반(離反)한다.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대통령 지지율이 15% 떨어지고, 30대 여성은 7%가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 이 여론의 변화는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또 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결코 일시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 일반인들의 전 재산이 걸려 있고, 징벌적(懲罰的) 과세로 해마다 큰 돈을 세금으로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3주택자 이상 부자와 전문 투기꾼들에 대한 징벌을 반대할 국민은 없다. 노후 대비 등 투자 목적으로 2주택을 갖게 된 사람이나, 심지어 1주택만 갖고 있는 그야말로 서민, 평균적인 도시 거주자가 징벌을 왜 받아야 하느냐는,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불만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폭발시킬 것으로 본다.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당이 관련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므로 통과가 확실해 조만간 국민의 피부에 와 닿게 될 것이다. 이 법안으로 0.3% 포인트까지 세율이 높아지고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부담이 늘어나는 `고급주택'에 대한 1주택 종부세(종합부동산세)는 그 소유자들의 큰 저항에 부딪치게 돼 있다. 왜냐하면 그 `고급주택'이란 것이 투기가 아니라 살다가 보니 저절로 된 `고급주택'이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지역의 10~20억원 하는 20평대 아파트들은 20~30년 전 가격이 1억원 안팎으로 직장인들이 월급과 대출로 산 것들이다.


따라서 이렇게 무리한 징벌적 과세의 반발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집값 잡으려다 열심히 사는 국민을 잡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경기지사 이재명은 엊그제 대법원의 정신질환 친형 강제입원 관련 TV 토론 거짓말 사건에 대한 석연치 않은 판결로 일단 무죄가 되자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처럼 심상치 않은 민심 변화 가능성을 읽고 정곡(正鵠)을 찌르는 의견을 내놓았다.


“부동산 규제는 가격보다 숫자(소유 주택 수)를 줄여야 하고,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게 실수요 여부다.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 비싼 집에 사는 건 죄가 아니며 그 비싼 집도 정부가 정책 잘못으로 값을 올려 준 측면이 많다. 물론 서울 수도권의 뛰어난 인프라와 인구 집중이 더 큰 집값 상승의 배경이긴 하다. 그렇다고 거기 살고 있다가 집값이 올라서 자동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죄인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재명은 이 문제를 정확히, 소신 있게, 짚었다.


게다가 그 징벌적 과세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잡는 효과도 없을 것이라는 고백이 여당 내에서 나왔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원 진성준이 한 TV 프로그램 토론 종료 후 실수로 계속 방송된 토론자간 대화에서 한 야당 의원이 “(집값)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막 떨어트릴 수가 없어요.”라고 하자 “그렇게 막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오늘 일입니까?”라고 말해 버린 것이다. 이 말 역시 정확한 지적이라고 야당에서는 박수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22번째 부동산 대책도 누더기가 될 것이라는 예고에 다름 아니다.


북미 선진국 대도시의 주택 보유세는 재산세가 거의 전부이다. 북미에서 평균 집값이 가장 높은 밴쿠버의 재산세는 0.3%(100만 달러 주택 경우 3000달러)가 못 된다. 종부세 같은 건 아예 없다. 천정부지(天井不知) 집값을 기존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상상을 불허한다. 외국인과 외지인의 부동산 투기 방지 세제 도입과 서민들을 위한 조립식 주택 공급 확대, 월세 거주자 보호 대책 등에 집중한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부동산 정책을 철저히 투기 근절을 위한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좋은 동네 비싼 집에 사는 `착한' 소유자들에게 일 년에 수백만, 수천만원씩 `부자세'를 내도록 해 고통을 주고, 그들이(시장이) 그것을 피하기 위해 전세가에 전가시킴으로써 `더 착한' 세입자들만 힘들게 할 수 있는 세제는 세율 인상을 유보하는 선에 그치지 않고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를 적극 검토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이 떠나고 조세저항(租稅抵抗) 심리가 팽배해져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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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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