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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4Q부터 세계 가전 시장 악화 우려"


입력 2020.07.15 17:52 수정 2020.07.15 18:2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19로 자국 보호주의 강화 등 경영환경 악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품 수요 변화-대리 경험 과제

4차 산업 혁명 시대 빨라지는 기술 발전 속도도 고민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삼성전자

"코로나19 여파에도 상반기 가전 시장은 생각보다 좋았고 3분기까지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는 코로나 영향으로 우려했지만 2분기부터 생각보다 상황이 나아졌다"며 "하반기 들어서도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락다운(Lock Down·경제활동 중단)이 풀리면서 수요가 올라오면서 3분기까지는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이날 새로운 생활가전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 1주년을 맞아 판매현장으로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 본점을 방문했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강봉구 한국총괄 부사장 등 관련 임원들과 함께 판매 현황을 살펴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상반기 선방에도 4분기 이후 악화될 사업 환경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까지 생각보다 상황이 좋아 선방했지만 문제는 4분기 이후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세계 경기, 소비자심리, 실업률에 가장 영향을 받는 시기가 4분기일 것"이라며 "4분기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2·3분기에 나타낸 보복소비(펜트업·Pent-up)도 동력이 떨어져 지속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가전 시장에도 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사장은 "과거에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calization·세계화)이 화두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지역화)이 강한 이슈로 부상하면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적으로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국가간 무역마찰도 심해져 삼성전자와 같은 수출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지역화 전략이 필수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회사"라며 "(전 세계 각국에서)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되면 (우리에게) 공장에 현지에 지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인상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TV '더테라스'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TV '더테라스'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코로나19는 개별 가전 제품의 수요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영화 관람의 수요가 대형 TV로 옮겨가고 식료품 비축을 위해 냉장고도 대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65인치 TV가 대세였다면 지금은 75인치가 주력이 됐고 냉장고에도 식품을 가득 쌓아놔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코로나가 라이프스타일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 도우미가 많은 인도나 동남아에서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변화의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코로나19는 미래 가전의 형태에도 고민을 안겨줬다면서 대리경험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요가 시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봤다. 그는 "여행을 가거나 스포츠나 영화 관람 등의 과거에 일상적으로 했던 경험들이 코로나로 많이 어렵게 됐다"며 "가전이 이러한 대리 경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급속도로 빨라질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도 가전 업체에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로 꼽았다.


김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초연결성·인공지능(AI)·로봇 기술 등의 현실화가 빨라질 수 있다"며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예상보다 빨리 닥칠 수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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