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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⑰] 클라라C “벌써 10년, 유튜브 덕분에 ‘뮤지션’됐죠”


입력 2020.07.15 13:47 수정 2020.08.05 15:2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유튜브 구독자만 25만명, 누적 조회수 3000만 보유

'괜찮아 사랑이야' '청춘시대' 등 OST로 자작곡 수록

ⓒ딜라이트뮤직 ⓒ딜라이트뮤직

싱어송라이터 클라라C (Clara C, 정재연)는 미국 인디신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인으로서 갖는 자부심도 강하다. 그래서 지난 2016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2016’에도 출연했다. 아쉽게 초반에 탈락했지만, 클라라C는 “한국에서 노래하고 싶었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1등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혀 아쉽지 않다”고 말한다.


유튜브를 통해 그의 음악이 알려지면서, 클라라C에 대한 국내 인디 팬덤도 제법 탄탄하다. 앞서 클라라C의 자작곡이 영화 ‘챔프’ ‘댄싱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청춘시대’ 등에 삽입되는 등 국내에서도 그의 음악에 반응했다. 클라라C 만의 ‘독특’한 어떤 지점 때문이다. 팝, 소울, 포크, 재즈, 일렉트로닉 장르를 넘나들면서 감각적인 편곡 센스까지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곡은 물론, 지난달 16일 발매한 ‘하우 디스 고우즈’(How This Goes)도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 벌써 데뷔 10년차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그리고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아직까지 계신 것도 감사하고요. 그동안 힘든 점도 있었죠. ‘내 실력이 충분한 건가’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저는 10년 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변하고, 성장했어요. 마치 와인이 숙성되는 것처럼 제 자신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인간은 죽을 때까지 경험하며 변하잖아요.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달라질 것 같아요. 최근에 미국 사회가 많이 어수선하잖아요. 제가 러브송도 좋아하지만 저의 재능을 어떻게 사용해서 좋은 메시지를 전할까라는 고민도 하고 있어요.


- 데뷔 당시와 지금의 클라라 C의 모습을 바라봤을 때, 스스로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나요?


그땐 굉장히 신났었어요. 마치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신난 어린아이 같은 느낌?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모든 일들이 잘 되어가고, 매니저도 생기고, 음악 반응도 좋았고요. 근데 지금은 크리스마스를 맞는 아이에서 부모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관점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즐겁고 좋아하는 건 똑같지만 책임감이 생기고, 좀 더 침착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에는 노래도 연주도 모두 비기너였는데 지금은 마스터처럼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졌어요. 저의 색도 다채로워진 것 같고요.


- 지난달 발매한 신곡 ‘How This Goes’는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등 아이돌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진보(JINBO)와 함께 작업했네요.


제가 한국에 잠시 있었을 때 친구 모임에 갔다가 친구의 소개로 진보를 알게 됐어요. 제 친구가 저희 둘이 같이 음악 작업하면 잘 맞을 것 같다고 권유해서 얼마 뒤에 바로 만나 하루만에 만든 곡이에요. 제가 까다로워서 그런지 잘 맞는 프로듀서를 만나는 게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그런데 진보와 작업할 때 너무 편하고 재미있어서 시간이 금방 갔어요. 결과물까지 마음에 드니까 너무 행복했어요. 진보가 한국에서 유명한 프로듀서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나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하니까 정말 영광이었죠.


ⓒ딜라이트뮤직 ⓒ딜라이트뮤직

- 노래의 인트로가 독특합니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어요. 진보가 키보드로 코드를 만들고 있을 때 밖에서 첫 소절과 같은 키(Key)의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제가 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사이렌 소리를 녹음 해왔고, 돌아왔을 때 ‘쾅’하고 문 닫는 소리까지 녹음이 된 거예요. 인트로 부분에 넣어봤는데 잘 어울려서 그대로 사용하게 됐어요. 그리고 노래의 코드가 딱 나오자마자 제 머릿속에 멜로디가 바로 떠오를 정도로 모든 작업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 곡 설명도 부탁드려요.


운명이라 느낀 사람을 향해 모든 것을 원하게 되고, 점점 깊게 빠져드는 감정을 표현한 곡이에요. 곡 전반에 알앤비, 소울, 일렉트로닉 장르가 담겨 있어요.


- 이번 곡뿐만 아니라 다른 앨범에도 한 곡 안에서 다양한 장르들이 사용되는 것 같아요. 장르적 요소들에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인가요?


지금은 곡을 만들 때 장르를 생각해 두진 않아요. 레고처럼 하나하나씩 쌓아 올리면서 완성해가는 타입이에요. 제 첫 번째 앨범은 어쿠스틱 팝이에요. 하지만 할수록 답답해지더라고요. 나이가 들면서 깨달은 건 제 성격이 다양하다는 것, 여러 가지 색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 그럼 곡 작업에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둘까요.


제 마음에 들어야 해요. 이 곡에 나의 컬러가 보이느냐가 중요해요. 너무 베이직하면 재미없잖아요. 조금이라도 독특한 점이 있어야 해요.


-가사를 쓰는 과정은요?


가사는 곡의 전체적인 무드에 따라서 쓰는 편이예요. 밝은 곡이면 희망을 주는 단어를 골라서 가사를 써요. 이번 ‘How This Goes’는 약간 섹시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곡이여서 그에 어울리는 가사들을 썼어요.


- 처음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올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원래 노래하고 기타 치는 걸 좋아했었어요. 그러면서도 뮤지션이 될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친구들이 제가 노래하는 걸 보고 저 대신 경연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거예요. 그 대회 참가 조건이 본인 유튜브 채널이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첫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친구들의 투표를 받아 조회수가 올라가다보니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고, 그 대회에서 1등을 했어요. 그게 첫 시작이었죠.


ⓒ딜라이트뮤직 ⓒ딜라이트뮤직

- 얼떨결에 ‘유튜브 스타’가 됐네요. 유튜브 활동이 스스로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뮤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에요. 덕분에 월드와이드 투어 공연을 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제가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이 너무 궁금했었거든요. 유튜브 덕에 한국에서 활동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던 거죠.


- 특히 공개된 자작곡들은 한국 드라마의 OST로 사용되기도 했죠?


매번 기분이 이상해요. 안 믿어져요. 기분이 너무 좋죠. 그 곡을 만들었던 옛날 생각도 나고요.


-최근 가수들, 혹은 가수를 꿈꾸는 친구들이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스타’로서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자면요?


남처럼 되려고 하면 안 되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해요. 그리고 꾸준히 해야 하고요. 저는 일주일마다 커버곡 영상을 올렸었어요. 혼자서 촬영하고 편집하다 보니 커버 영상 하나 만드는데 6일이나 걸렸죠. 노력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어져요.


-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신보를 꾸준히 들려주겠다고 들었습니다. 향후 앨범 발매나, 활동 관련 일정들이 잡혀 있나요?


올해 가을쯤에 발표할 신곡이 하나 있어요. 100% 저 혼자 작업한 곡이여서 자부심도 들고 제 마음에도 들어요. 가끔씩 저는 ‘너는 아직 부족해’ 하면서 제 자신에게 굉장히 냉정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누군가 필요했었어요. 다른 분들과 같이 작업하는 것도 당연히 좋지만, 이 곡은 오로지 저 혼자 힘으로 완성한 곡이다보니 애정이 많이 가요. 잔잔한 분위기의 곡인데 계절과도 잘 어울릴 거예요. 기대해주세요. 하하.


- 앞으로 발매할 곡들에서 클라라씨는 어떤 음악을 선보이게 될까요.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정해놓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영감이 떠오를 때 곡을 쓰거든요. 여러분들이 익숙한 장르에 뭔가 저만의 독특한 색깔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해나갈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를 들려주세요.


‘확’ 뜨는 것 보다 오래 가는 게 더 좋은 목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죽을 때 까지 음악 일을 하는 게 목표예요. ‘넘버원’이 될 필요는 없고요, 사람들이 오랫동안 제 음악을 듣고, 감정을 느끼고, 좋아하고 즐길 수 있길 바라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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