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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국가 간 경계 허물어진다”…세계 맛집 유입 가속도


입력 2020.07.14 07:00 수정 2020.07.13 17:2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쉐이크쉑 버거’, ‘블루보틀’ 이어 ‘에그슬럿’ 등 해외 맛집 잇따라 상륙

국내 외식 시장 확대 일조…특별한 경험과 인증샷 문화로 인기

빠르고 민감한 소비 트렌드는 약점…“생존기간 갈수록 짧아져”

에그슬럿 코엑스점 ⓒSPC그룹 에그슬럿 코엑스점 ⓒSPC그룹

해외 유명 맛집의 국내 유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가 간 먹거리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쉐이크쉑 버거는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의 3대 명물로 꼽히는 ‘블루보틀’에 이어 최근에는 ‘에그슬럿’까지 국내에 상륙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로 속속 집결하면서 미식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SPC삼립은 지난 10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밀레니엄 광장에 에그슬럿 1호점을 공식 오픈했다.


에그슬럿은 브리오슈 번, 달걀, 스리라차마요 소스 등을 활용한 달걀 샌드위치 브랜드다. 2011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에그슬럿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쿠웨이트, 일본 등 4개국 8개 매장이 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오픈한 국내 1호점은 전 세계 9번째 매장이다.


앞서 SPC는 미국 뉴욕의 명물 버거인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와 성공시킨 바 있다. 쉐이크쉑은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영국, 일본, 아랍에미레이트 등 세계 주요 14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SPC그룹이 독점 운영 계약을 맺고 2016년 7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SPC그룹은 주력인 베이커리와 사업 외에도 파인캐주얼을 중심으로 한 외식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쉐이크쉑의 경우 강남점이 세계 1위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면서 해외에서도 SPC그룹의 외식사업 역량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 본사가 에그슬럿 한국 오픈을 SPC에 맡긴 것도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SPC관계자는 “에그슬럿은 미국 LA의 명물 브랜드로서 쉐이크쉑과 함께 이른바 파인캐주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두 브랜드가 국내 햄버거 샌드위치 시장의 소비자 선택 폭을 확산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에그슬럿의 싱가포르 사업 운영권도 얻어 싱가포르 시장을 교두보 삼아 글로벌 식품회사로 도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1호점이 개장한 미국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에서 시민들이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지어 서있다.ⓒ뉴시스 지난해 5월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1호점이 개장한 미국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에서 시민들이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지어 서있다.ⓒ뉴시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은 지난해 7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벤앤제리스’도 10월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해외 브랜드의 잇딴 진출은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을 확대하는데 일조했다. 이전에는 행사 상품과 같이 대중성 있고 저렴한 가격의 아이스크림 상품들이 인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소확행, 가심비 등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가이면서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졌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희소 가치가 있는 경험을 먼저 할 수 있는 ‘페스티벌 이펙트’ 현상이 해외 브랜드 유입에 속도를 붙였다고 보고 있다. 희소 가치가 있는 경험을 먼저 하고 이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과시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 현상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인 셈이다.


다만, 우려점도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유행이 감지되는 곳은 외식업계다. 유행 하나가 발생해 빠르게 휩쓸고 간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지는 게 외식업계의 최근 분위기다.


유행 주기가 짧아지기도 했지만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 또 카피 버전이 나오고, 미투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해당 시장이 공급 과잉이 되면서 생존기간이 짧아지는 현상이 지속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흥한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와 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일례로 대만카스테라의 경우, 이태원과 홍대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졌다. 대만 카스테라 브랜드만 수십개가 생길 정도로 ‘미투 업체’가 난립했다.


그러던 2017년 한 종편방송이 대만 카스테라에 쓰인 식용유를 문제 삼으면서 이 시장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수많은 가맹점이 오픈한 지 3~6개월 만에 도미노 철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해외서 흥행한 브랜드는 스페셜한 레시피와 노하우 등으로 국내 소비자를 단 번에 사로잡을 매력을 지녔지만, 해외 시장과 환경이 달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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