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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폭주기관차, K바이오주 파티 언제까지


입력 2020.07.13 05:00 수정 2020.07.13 09:3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KRX헬스케어지수 연저점 대비 97% 상승...‘코로나 효과’ 신풍제약 519%↑

가격거품 논란 계속...“고밸류 논란은 전세계적, 주가 상승엔 이유 있어”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대표하는 제약·바이오주 섹터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SK바이오팜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대표하는 제약·바이오주 섹터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SK바이오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 기대감을 등에 업은 제약·바이오주가 고공행진 중이다.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매도 거래 금지·SK바이오팜 상장 효과가 겹치며 투자 열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 바이오주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는 실적과 성과에 기반을 둔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코스닥의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는 4309.46을 기록했다. 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3월 19일(2187.22)에서 97% 반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47.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지난 3월 19일 대비 주가 상승률은 각각 99.7%, 131.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풍제약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진입 소식으로 519.7%뛰었다. 코스닥 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씨젠, 알테오젠 등 제약·바이오 종목이 시총 상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의 상장도 제약·바이오주의 투자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기준 SK바이오팜 시가총액은 16조934억원으로 코스피 17위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4만9000원)의 4.2배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를 포함해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주의 고질적인 한계인 가격 거품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수익비욜(PER) 평균은 100배에 육박한다. 해외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한 제약 관련 주식들이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주 수요를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헤지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증시 변동성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밸류에이션 양극화도 조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헬스케어 영역 전체가 너무 비싸다. 세계 어느 다른 시장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오는 9월 공매도 금지 해제 등 예상외의 일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유동성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시점에서 기업가치로 현 주가를 평가하는 기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은 비단 한국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언택트·바이오 기업들은 성장주로 분류되며 몸값이 크게 뛰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버블은 터져야 버블이다. 즉, 터지기 전에는 버블이 아니다”라며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시장은 그 모든 것을 시가총액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증시를 밸류에이션으로 설명할 수는 없고, 유동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재 시장은 즉각적인 단기 대응을 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종목을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한시적으로 공매도 거래가 금지되면서 나타난 효과도 있지만, 2015년부터 관심을 갖게 된 파이프라인들의 성과도출과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급등한 기업들이 발생, 실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펀더멘탈도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과열을 경계하면서 다수의 연구·개발(R&D)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한다. 하반기는 공매도 재개 여부에 따라 바이오주의 주가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란 의견이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정부는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공매도 금지 전까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공매도 과열 종목은 총 392개로, 그 중 제약·바이오 업종이 18%(71개)에 달한다. 이명선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약개발 기업 중심의 제약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9월 중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실체 없는 기대감으로 움직였던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과 성과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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