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거세지는 금융당국 책임론…감사원 대규모 조사에 쏠리는 눈


입력 2020.07.08 06:00 수정 2020.07.07 21:12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조사 인력 20여명 늘려 고강도 감사…금융위‧금감원 '살얼음판'

'펀드사태' 연루된 직원‧부서와 감독기능 적절 수행여부 따질듯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

연이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금융당국 뒷북대응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감사원의 고강도 조사 결과에 금융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코로나19로 연기했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 발생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문제가 감사 대상이다. 현재 감사원은 평소 정기감사 때보다 인력 규모를 확대한 20여명을 투입해 금융사고 과정을 둘러싼 당국의 대응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의 핵심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까지 당국의 감독 부실 여부에 맞춰졌다. 금감원의 경우 일반은행검사국과 자산운용검사국 등 검사부서가 주요 타깃이다. 이미 라임펀드 사태에서 청와대에 파견된 금감원 팀장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개별 직원에 대한 징계나 수사통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되면서 살얼음판 위에 오른 모양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17년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인사 담당자가 실형을 선고받았고, 당시 4명의 부원장과 9명의 부원장보 등 13명의 임원을 일괄 교체하는 등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었다. 금융권 안팎에선 "2017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더욱이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앞두고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금감원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는 등 어느때보다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했다. 감사원이 감사에 앞서 관련 업계 의견과 제보를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감사원은 올해 초부터 금감원에 직원을 파견해 DLF 사태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예비감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펀드사태에 대한 뒷북 대응으로 뭇매를 맞은 금융당국은 여전히 물밑에서 네탓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놓은 규제강화 방안과 1만여개에 이르는 사모펀드 전수조사 계획의 경우, '선량한' 금융사까지 영업전략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금융시장 전체가 신뢰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평가다.


그사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금융노조를 통한 비난성명 등을 통한 장외설전으로 치닫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6일 성명에서 "사모펀드 사태를 일으킨 금융위는 다른 기관에 짐을 떠넘기면서 여전히 컨트롤 타워를 하고 있으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은 "금감원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부실한 감독 시스템을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권은 두 금융당국기관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연히 정책 책임은 금융위가 지고, 감독 책임은 금감원이 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감사원 결과는 금감원의 부실한 감독문제를 지적하고 주의조치 등을 내리겠지만, 금융위의 정책실패도 지적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일 "책임을 안 지거나 미루려는 게 아니라 책임을 지기 위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증권사와 수탁사, 판매사가 크로스체크하고 문제가 제기되면 금감원이 조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에 대해선 "금융위도 다시 살펴보는데 금융사도 자기 조정이나 자기 에러 수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음주운전 단속한다고 하면 술 먹고 운전 안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