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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에서 천덕꾸러기 된 인천공항면세점


입력 2020.07.07 05:00 수정 2020.07.06 22:1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8월 말 인천공항 제1터미널 두 개 구역 사업권 만료

사업자 유찰 이번 처음…공항 측, 기존 사업자에 운영 요청

누적된 손실에 코로나19 종식 시점 불확실성으로 철수도 검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면세업계 최대 입지로 꼽히는 인천공항의 면세점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은 급감했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 탓에 운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운영 기간이 끝나는 제1터미널 DF3·DF4(주류·담배) 두 개 구역의 경우 후속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최악의 경우 공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과 면세업계는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임대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공항 측은 지난 3월 입찰을 통해 DF3·DF4(주류·담배), DF7(패션·기타) 등 3개 구역의 새 사업자로 각각 호텔신라, 호텔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선정했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에 호텔신라와 호텔롯데가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현재 후속 사업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매번 입찰마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유찰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일 점포 기준 전 세계 면세점 매출 1위라는 타이틀도 코로나19 앞에서 모두 무너진 셈이다.


공항 측은 재입찰 대신 기존 운영자인 호텔롯데(DF3), 호텔신라(DF4)에 운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는 고정임대료 방식에서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계약조건을 바꿔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항 측의 이 같은 제안에도 면세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매출액 연동 방식으로 바꿔도 최저 금액은 여전히 부담이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종식될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이 가장 크다”며 “매출은 없는데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8월 말 사업권 운영 기간이 만료되면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기업 면세점 3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월 2000억원에 달했다. 임대료도 800억원 이상 부담했다.


올 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공항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 3월 월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지만 1년여가 지난 올 4월에는 9867억원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적자가 확실한 상황”이라며 “인건비라도 낮추기 위해 주 3~4일 근무제와 무급휴직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더 이상 손실을 줄일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의 한시적인 조치로 3월부터 8월까지 임대료 50%를 인하해주고 있지만 당장 9월부터는 매달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다시 감당해야 하는 처지”라며 “다른 업종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당장의 생존이 걸린 만큼 인천공항이라는 타이틀 보다 현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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