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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지?…‘불량한 가족’


입력 2020.07.06 11:11 수정 2020.07.06 11:11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불량한 가족'ⓒ스톰픽쳐코리아 '불량한 가족'ⓒ스톰픽쳐코리아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유리(박초롱 분)는 자신을 은근히 따돌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겉돌지만 아빠(박원상 분)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견디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의 계획으로 한밤 중 폐가에 홀로 가게 된 유리는 독특한 차림의 다혜(김다예 분)를 만나 일탈을 시작하게 되고, 다혜의 특별한 패밀리를 만나 새로운 가족이 되는데… (‘불량한 가족’ 보도자료 내용. ‘네이버영화’에서 확인 가능)


영화 ‘불량한 가족’의 스토리를 설명하려다보니 도통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 홍보사에서 제공한 줄거리로 대체했다. 영화에서 이해되는 부분은, 뭔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많은 영상을 보여주면서 ‘있어 보이는 듯한 주제’를 만들고 싶은 ‘감독의 욕망’ 정도였다. 이야기도 영상도 연출도 연기도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았으니, 전달할 메시지는 찾지 못했다.


물론 장재일 감독은 “가족이 싫어 떠난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꾸리는 것을 보며 그들에게서 누구보다 강렬한 가족에 대한 갈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가족의 따뜻함일 것”이라고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원상-김초롱, 김초롱이 들어간 가출팸이라는 두 ‘가족’을 제시했다. 문제는 두 ‘가족’의 존재가 왜 스크린에서 보여야하는지 이해시키지 못하면서 메시지 역시 실종했다는 것이다.


바쁘지만 딸에게 필요한 것은 꼭 사주고 싶어 자신을 희생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자신의 삶을 찾지 못하는 딸의 모습은 진부하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축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세련미가 필요한 이야기다. 때문에 장 감독은 박원상과 박초롱의 관계에 더 들어갔어야 했다. 그런 설명 없이 또다른 축인 가출팸에 무게를 두려 했으니 영화가 초반부터 삐거덕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또 그들이 왜 가출팸으로 구성되었는지조차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갑자기 ‘따뜻함’을 이야기하니, 관객이 몰입할 수가 없다. 갑자기 툭툭 튀어나오는 인물들은 관객들에게 ‘알아서 그들의 영화 속 존재 이유를 찾으라’는 식의 무례함까지 선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는 ‘박원상의 고군분투’ 정도로 정리하자. 박초롱의 감정 없는 연기는 ‘손나은-정은지에 이어 에이핑크 멤버들은 아직 영화와 인연이 없구나’라는 생각만 들게 했다. 그나마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려 노력한 김다예는 적정선을 조절하지 못했고, 연출 역시 이와 조화되지 못해 번잡함만 남겼다.


‘불량한 가족’은 7월 9일 개봉한다.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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