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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청량감 물씬, 썸머 로맨스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입력 2020.07.02 14:42 수정 2020.07.03 16:19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천재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연출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미디어캐슬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미디어캐슬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 서핑을 즐기는 대학생 히나코(카와에이 리나 분)와 정의감 넘치는 소방관 미나토(카타요세 료타 분)는 운명적으로 엮인 사이다. 우연한 만남 이후 히나코가 아파트 화재로 옥상에 고립되자 미나토가 히나토 앞에 나타나 그녀를 구해준다.둘은 함께 서핑을 하며 가까워지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이 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미나토가 세상을 떠나면서 히나코는 실의에 빠진다.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화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스토리, 귓가를 맴도는 음악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린다.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과정은 판타지다. 미나토가 물을 매개체로 히나코 앞에 살아나고 히나코가 그런 미나토를 믿는 과정이 비현실적이다. 다소 오글거릴 순 있지만 캐릭터의 감정선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감정 이입이 수월하다. 극 후반부엔 둘 인연에 대한 비밀이 드러나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미디어캐슬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미디어캐슬

풋풋하지만 슬픈, 또 희망을 암시하는 로맨스는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별의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지고, 절망에 빠진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말라고 영화는 얘기한다. 서핑을 즐기는 청춘 캐릭터는 인생의 파도를 넘나드는 청춘을 대변하며 용기를 북돋워 준다. 우리 모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스스로 힘으로 파도를 잘 타고 넘기자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서핑 장면은 시원한 여름을 느끼게 하며, 일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음식들의 향연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일본 남성그룹 에그자일(EXILE)이 참여한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는 쉬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영화에 잘 어울린다.


카타요세 료타, 카와에이 리나, 마츠모토 호노카, 이토 켄타로 등 목소리 연기에 나선 배우들도 구멍 없이 제몫을 다했다.


제28회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만든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은 "어딘가 서툴지만 순수한 히나코를 파도에 실어주고 싶었다"라며 "꿋꿋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자신감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제52회 시체스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제23회 판타지아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 금잔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7월 8일 개봉. 96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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