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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마음을 건드리는 우리 소리…영화 '소리꾼'


입력 2020.06.29 12:51 수정 2020.06.29 12:52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귀향' 조정래 감독 연출…이봉근·이유리 주연

'소리꾼'ⓒ리틀빅픽쳐스 '소리꾼'ⓒ리틀빅픽쳐스

조선시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는 아내 간난(이유리 분)과 딸 청이(김하윤 분)를 살뜰히 챙기며 오손도손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간난과 청이가 납치되고 가까스로 돌아온 청이는 앞으로 보지 못한다. 상심에 빠진 학규는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시작하고,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분), 몰락 양반(김동완 분)이 뭉친 광대패가 유랑에 나선다.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소리의 가락으로 빚어낸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영화 속 음악과 노래는 배경이 아닌 영화의 핵심으로, 학규의 입을 통해 음악이 만들어지면서 극이 흘러가는 구조를 띤다. 아내를 찾기 위해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 심청가에 곡조를 붙여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의 노래는 민심을 울린다.


영화는 심청가와 춘향가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이야기를 학규의 스토리 속에 녹였다. 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감동을 주는 건 소리 때문이다. 배우가 아닌 실제 소리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감독의 선택이 탁월했다. '국악계 명창' 이봉근은 학규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특히 극 후반부 학규가 부르는 심청가의 한 대목은 마음에 콕 박힐 정도로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소리꾼'ⓒ리틀빅픽쳐스 '소리꾼'ⓒ리틀빅픽쳐스

스크린 첫 도전인 이봉근은 무대 경험을 살려 학규를 무난하게 표현했다. 연기는 아쉬운 점이 있을지라도 소리엔 이견이 없다.목을 타고 나오는 목소리는 장면마다 관객을 울린다. 김동완이 "이봉근의 인생영화"라고 할 정도로 이봉근이 영화의 9할을 담당한다.


이봉근 외에 김동완·김민준·김하연·박철민 등의 합이 좋다. 특히 아역 김하연의 연기는 성인 배우들 못지않게 빛난다. 눈물을 뚝뚝 흘리거나 해맑게 웃는 장면을 통해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2016년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 사실을 알리며 개봉 당시 전 국민의 지지를 받은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연출했다. 조 감독에게 '소리꾼'은 '서편제'에 대한 오마주이자 꿈이다. 그는 "소리를 소재로 했지만 가족의 사랑의 힘을 강조하고 싶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7월 1일 개봉. 119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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