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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정규직사태 후폭풍...2년 전 서울교통공사는? “임금인상률만 낮아져”


입력 2020.06.26 05:00 수정 2020.06.26 00:55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국민청원 사흘 만에 23만명 동의 얻어…靑 “취업준비 청년들 오해”

‘공공기관 총액임금제’로 임금인상률 감소…동일임금 인상 요구 문제도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가 보안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공사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역차별, 공정성 등을 지적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간 20만명 이상의 동의’ 기준을 사흘 만에 넘기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 가운데 2년 전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 서울교통공사 선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런 방식의 정규직화는 기회의 평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결국 직원들 간 심각한 분열을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글은 25일 오후 기준 23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의 경우 ‘한 달간 20만명 이상의 동의’ 기준을 넘기면 정부·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한다.


공사는 앞서 지난 21일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97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보완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 여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아직 이 청원에 대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청와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4일 KBS 라디오에서 “청년 입장에선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며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2018년 5월 12월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이를 염두 해두고 협력사에 입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공정한 채용을 할 수 있도록 필기시험 등 공채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앞서 2년여 전 정규직화를 진행한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도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화 반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은 총액임금제로 정해진 예산 내에서 임금을 나눠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공공기관은 총액임금제이기 때문에 직고용으로 늘어난 인원만큼 임금인상률이나 복지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의 최근 5년간 임금인상률은 2015년 3.8%, 2016년 3.0%, 2017년 3.5%, 2018년 2.6%, 2019년 1.8%로 나타났다.


2017년까지는 3%대를 유지했지만, 무기계약직 1288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엔 1%대로 떨어졌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임금인상률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 정규직 전환 시엔 직무 강도에 따라 다른 임금이 주어지지만, 결국 시간이 흐른 후엔 임금이 일정하게 맞춰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직고용 되며 정규직 전환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확연히 차이 나는 업무강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 요구를 하며 여전히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다른 B씨는 “서울교통공사 현직으로서 말하겠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문제를 보고 느낀 생각은 이번에 확실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청원에 동참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이미 당했지만, 다른 분들은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인천공항은 ‘1호 사업장’이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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